에드바르 그리그(왼쪽)와 잔 시벨리우스.
그리그의 피아노 협주곡 a단조는 커다란 통창이 있는, 바다가 내다보이는 북유럽 어딘가의 창가에 앉아 갈매기들의 날갯짓을 바라보는 듯한 환상을 제공합니다. 시벨리우스가 작곡한 7곡의 교향곡이나 교향시들을 들어보면 그의 음반 표지에 흔히 등장하는 푸른 호수와 침엽수림이 눈앞에 보일 듯합니다.
두 사람은 ‘북유럽’으로 묶이지만 출신 국가도 다르고 활동 시기도 한 세대나 차이가 나니 음악적 특징에도 차이가 있습니다. 그 차이 중 하나로 ‘민요’ 또는 민속 선율에 대한 태도를 들 수 있습니다. 그리그는 고국인 노르웨이의 민속 춤곡과 민요를 사랑해 그중 상당수를 자신의 작품에 집어넣었습니다. 피아노 협주곡 a단조도, 민속춤인 ‘할링’ 리듬과 민속 바이올린인 하르당게르 바이올린 선율을 사용해 북유럽의 소박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22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는 핀란드 라디오심포니 오케스트라 수석지휘자인 한누 린투 지휘로 서울시립교향악단이 시벨리우스의 교향곡 5번을 연주합니다. 피아니스트 보리스 길트부르크는 그리그의 피아노 협주곡 a단조를 협연합니다. 24일 같은 장소에서 제임스 개피건이 지휘하는 루체른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피아니스트 카티아 부니아티슈빌리가 그리그의 피아노 협주곡 a단조를 협연합니다. 드보르자크의 교향곡 8번 등도 마련돼 있습니다.
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