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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스볼 비키니]두산 - 한화 ‘극과 극 마운드’

입력 | 2016-06-22 03:00:00

‘얼마나 잘 던졌나’ 게임스코어로 보니… 선발 니퍼트 1위, 보우덴-장원준 2위
두산 51.3점으로 1위… 구원진도 양호… 2년간 5명 영입에 192억 투자한 한화
선발-구원 모두 최하위 그쳐 대조적




역시 ‘니느님’다운 활약이었습니다. 니느님은 프로야구 두산 팬들이 외국인 투수 니퍼트(35)와 하느님을 합쳐 부르는 말. 니퍼트는 21일 안방경기에서 kt 타선을 6이닝 동안 퍼펙트로 막아낸 뒤 마운드에서 내려왔습니다. 이로써 올 시즌 니퍼트의 평균 게임 스코어(Game Score·GS)는 56.5로 올랐습니다. 전체 투수 중에서 제일 좋은 기록입니다.

GS는 세이버메트릭스(야구통계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빌 제임스가 고안한 지표로 승패를 떠나 선발 투수가 얼마나 잘 던졌는지 알려줍니다. 이 기록을 보면 두산이 승률 7할이 넘는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까닭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21일까지 니퍼트를 비롯해 GS 평균 기록이 가장 높은 투수 세 명이 모두 두산 소속입니다. 보우덴(30)과 장원준(31)이 나란히 54.2점으로 공동 2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 Great, Sidearm!

GS는 50점에서 시작해 투수가 좋은 결과를 내면 점수를 더하고, 나쁜 결과를 내면 빼는 방식으로 계산합니다. 이론적으로 가능한 최고점은 141점이고, 현실적으로는 114점이 최고점입니다.

올 시즌 프로야구에서는 89점이 최고 기록입니다. 공교롭게도 사이드암 투수가 나란히 이 기록을 세웠습니다. LG 우규민(31)이 4월 26일 대구 경기에서 삼성을 상대로 완봉승을 거두면서 89점을 기록했고, NC 이재학(26)도 개인 통산 한 경기 최다 탈삼진 기록(12개)을 세운 지난달 25일 안방경기에서 SK를 맞아 같은 점수를 올렸습니다. 팀별로 보면 역시 두산이 51.3점으로 1위이고 △NC 48.9 △SK 48.1 △KIA 46.6 △LG 45.7 △롯데 45.5 △넥센 44.9 △kt 43.4 △삼성 43.2 △한화 41.3 순입니다. 김성근 한화 감독이 틈날 때마다 “계산이 안 선다”고 말하는 이유가 여기서 드러납니다.

○ “I am your Energy”

구원 투수는 선발 투수 기록에 적지 않게 영향을 끼칩니다. 구원 투수가 올라와 선발 투수가 내려가기 전 베이스에 남겨 놓은 주자들에게 점수를 내줘도 선발 투수 책임이기 때문입니다. 이때 GS도 깎이게 됩니다. 두산 선발진은 구원진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두산 선발 투수들이 베이스에 남겨 놓고 간 주자는 모두 90명이었는데 이 중 35.6%(32명)만 홈플레이트를 밟았습니다. KIA(31.7%)에 이어 두 번째로 좋은 기록입니다. 90명도 넥센(89명)에 이어 두 번째로 적은 인원입니다.

한화는 반대입니다. 선발진은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주자 225명을 베이스에 남겨둔 채 내려갔고, 구원진 역시 가장 높은 비율인 45.8%(103명)에게 실점을 허용했습니다. 한화 김 감독은 “투수가 없어서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항변하고 싶을지 모릅니다.

그런데 한화는 최근 2년 동안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투수 5명을 데려오는 데 총 192억 원이나 썼습니다. 두산은 장원준 한 명에게 옵션을 포함해 88억 원을 투자했습니다. 그 뒤로 두산은 선발 마운드가 굳건한 팀이 됐지만 한화는 여전히 평균자책점 최하위 팀입니다. 이런 차이는 선발 투수를 경기의 주인공이라고 생각하는 감독과 그저 처음 나와 던지는 투수라고 생각하는 감독의 가치관 차이에서 비롯된 것은 아닐까요?
 
황규인 기자 페이스북 fb.com/bigkin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