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규어, 성화 봉송 행사에 동원… 행사장서 탈출하려다 사살돼 동물단체 “야생동물 학대” 비난… 올림픽委 “일어나선 안될일” 사과
20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성화 봉송 행사에 동원된 재규어 ‘주마’가 목줄이 묶인 채 사람들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브라질 블로그 캡처
행사 관계자들에 따르면 주마는 센터 인근 동물원에서 자라 사람에게 익숙하고 온순했으나 성화 봉송 행사장에서 낯선 사람들에게 둘러싸이자 흥분하기 시작했다. 행사 말미에 목줄까지 풀리자 주마는 자기가 살던 동물원으로 도망쳤다. 사육사가 마취 총을 쏘아 진정시키려 했지만 주마는 사육사까지 공격했고 결국 군인이 권총을 쐈다.
사건이 알려지자 동물보호단체들의 비난이 쏟아졌다. 리우 시에서 활동하는 ‘동물자유연맹’은 “야생 동물을 억지로 길들여 행사장에 끌고 나가는 행위를 더는 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사건은 최근 미국 신시내티 동물원의 고릴라 하람베와 올랜도 디즈니월드의 악어 사살 사건 등으로 본능에 충실한 야생동물을 인간이 사살하는 것이 정당한지에 대한 논란이 거센 가운데 불거졌다. 특히 미주 대륙에 주로 서식하는 고양잇과 동물인 재규어는 1980년대 중반 이후 개체 수가 30%까지 줄어들었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지정한 아메리카 대륙 멸종 위기종이기도 하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