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류-탈퇴’ 언론들 엇갈린 보도, 버킹엄궁 “중립 유지… 노코멘트”
브렉시트 국민투표 찬반 논쟁에 영국 여왕까지 휘말렸다.
영국 왕실 전담 전기작가였던 로버트 레이시는 22일(현지 시간) 미국의 인터넷매체 데일리비스트에 기고한 글에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최근 만찬에 동석한 손님들에게 ‘영국이 유럽의 일부분이 돼야 하는 이유 세 가지를 나에게 제시해봐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 소식이 전해지면서 여왕이 유럽연합(EU) 탈퇴를 내심 바라는 것 아니냐는 보도가 나왔다. 레이시는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일반적인 토론 과정에서 질문을 던지는 형식이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한 뒤 “여왕은 그런 돌직구 질문을 즐긴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올 3월에도 ‘여왕이 브렉시트를 지지하다’는 제목의 기사가 대중지 더선의 1면을 장식한 바 있어 의혹이 확산됐다.
반대로 여왕이 잔류를 지지한다는 의견도 있다. 여왕은 지난해 5월 독일을 방문한 자리에서 “영국은 항상 대륙과 밀접하게 연관돼 왔다. 유럽의 분열은 위험하다”고 밝혀 EU 잔류 쪽에 마음이 있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당시에도 왕실은 “국민투표와는 무관한 발언”이라고 한발 뺐다.
여왕은 2014년 스코틀랜드 독립 국민투표를 며칠 앞두고 “스코틀랜드 시민들은 미래에 대해 매우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말해 독립 반대 입장을 밝혔다는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