찜통도시 대구 기반으로 하는 삼성… 전통적으로 7, 8월에 성적 뛰어나 외국인 선수들 부상 이탈은 큰 숙제… 선발 붕괴-우타자 부재도 골머리
그러나 삼성에도 마지막으로 기댈 언덕은 있다. ‘여름’이라는 막강한 지원군이다. ‘대프리카’(대구와 아프리카를 합친 표현)라고 불릴 만큼 무시무시한 폭염의 도시인 대구를 안방으로 둔 삼성은 전통적으로 매년 7, 8월에 강한 모습을 보여 왔다.
지난 시즌에도 삼성은 7, 8월에 29승 16패로 10개 구단 중 가장 높은 승률(0.644)을 기록했다. 시즌 전체 승률(0.611)보다 높았다.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했던 2009년(64승 69패)에도 7, 8월에는 23승 21패로 반타작 이상의 성적을 거뒀을 정도다.
그러나 올여름은 다르다. 올 시즌 삼성의 선발 마운드를 보면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외국인 에이스 웹스터에, 시즌 도중 영입한 레온까지 부상으로 이탈했다. 장기판으로 치면 ‘차’와 ‘포’를 뗀 국면이다. 144경기 중 7경기를 빼곤 5선발(윤성환-차우찬-피가로-클로이드-장원삼·이닝 기준) 체제가 한 시즌 내내 돌아가던 지난해 삼성과 달리 올 시즌에는 시즌 초부터 김건한 김기태 등이 여러 차례 긴급 수혈됐다.
그나마 선발 자리를 꾸준히 지키는 윤성환 장원삼 등도 경기 내용이 지난해만 못하다. 지난해 5.80이었던 장원삼의 평균자책점은 올 시즌 현재 7.69까지 올랐다. 올 시즌이 끝나고 자유계약선수(FA)가 되는 차우찬마저 전력에서 이탈할 경우 삼성의 고민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류중일 삼성 감독(사진)은 최근 “TV 프로그램에서 ‘삼성 투수 다 어디 갔느냐’고 하는데 할 말이 없었다”며 답답한 속내를 드러내기도 했다.
방망이에서도 고민이 없는 건 아니다. 나바로(일본으로 이적), 박석민(NC로 이적)이 떠나 낮아진 오른손 타자의 공격력이 최형우 이승엽 등 왼손 타자들과 균형을 이루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마땅한 대응책이 없다면 결국 최후의 보루는 교체 카드뿐이다. 앞서 벨레스터 대신 레온을 영입한 삼성에는 여전히 한 장의 외국인 선수 교체 카드가 남아 있다. 류 감독에게 그 어느 때보다 ‘임기응변’의 묘가 필요한 때다. 더 이상 때를 놓쳐서는 삼성에도 여름이 좋은 계절이 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