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효자종목 펜싱 미디어데이 런던 金-銅 男사브르-女플뢰레 단체, 리우선 나란히 빠져 메달사냥 불리 감독 “색깔 떠나 메달 두개이상 목표”… 선수들 “하늘이 金 도울 것” 구슬땀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출전하는 펜싱 국가대표팀이 22일 서울 노원구 태릉선수촌에서 열린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상영, 정진선, 박경두, 허준, 윤지수, 김지연, 황선아, 서지연, 남현희, 전희숙, 신아람, 정승화.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펜싱은 2012년 런던 올림픽 때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 동메달 3개를 따내며 ‘효자 종목’으로 떠올랐다. 대한체육회는 8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도 양궁, 사격과 함께 펜싱이 메달밭이 돼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조종현 펜싱 대표팀 감독은 조심스러웠다. 조 감독은 22일 훈련장에서 열린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색깔을 떠나 메달을 두 개 이상 따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올림픽 때는 펜싱 3개 세부 종목 중 한 종목이 남녀별로 돌아가면서 단체전에서 빠진다. 리우 올림픽에서는 남자 사브르, 여자 플뢰레 단체전이 없다. 한국이 런던 올림픽에서 금메달과 동메달을 딴 종목이다. 조 감독은 “한국이 제일 강한 종목이 빠져 부담이 되는 건 사실이다. 그래도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한국 펜싱 역사상 처음으로 올림픽에 4회 연속 출전하는 ‘엄마 검객’ 남현희(35·플뢰레)는 “세 살 난 딸이 이제 메달 색깔을 알아본다. 동메달을 따서 가면 ‘꼴찌 했다’고 놀린다”면서 “올림픽에서 은메달, 동메달, 4위를 해봤다. 이번 올림픽에서는 하늘이 금메달을 내려주면 좋겠다”며 웃었다.
런던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김지연(28·사브르)은 목표가 더 크다. 김지연은 “지난 올림픽 때는 솔직히 경기를 빨리 끝내고 런던 구경을 하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며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지켜내고 단체전에서도 우승해 2연패, 2관왕을 차지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런던 올림픽 때 ‘펜싱 역사상 가장 긴 1초’ 때문에 은메달에 그쳤던 신아람(30·에페)은 “운동선수에게 4년이라는 시간이 참 길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날 컨디션이 좋은 선수가 라이벌이라는 생각으로 매 경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