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저한 도핑검사 통과’ 조건… 러 선수들 국기 달고 참가 가능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러시아가 최악의 충돌은 피했다.
IOC는 조직적 금지약물 복용 정황이 드러난 러시아 육상선수들이 자국 국기를 달고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나설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 IOC는 21일 스위스 로잔에서 이사회를 열고 ‘철저한 도핑검사 통과’를 조건으로 러시아 육상선수들이 자국을 대표해 리우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의 ‘러시아 육상선수의 올림픽 출전 금지’를 지지했던 초강경 방침에서 한발 물러난 결정이다.
앞서 IAAF는 18일 국가 주도 도핑 의혹을 받고 있는 러시아 육상팀의 국제대회 출전 금지 처분을 연장하기로 의결했다. 또 도핑 의혹에서 자유로운 선수들에 한해서는 러시아 대표가 아닌 개인 자격으로 오륜기를 달고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러시아 체육계가 크게 반발했고 IOC도 일괄적 출전금지 조치에 갈등의 소지가 있음을 인정했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이번 결정이 ‘반도핑 강화’ 의지에 역행하는 것이 아님을 강조하며 “러시아는 자국 선수들이 금지약물을 복용하지 않았음을 철저히 입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러시아 체육계는 IOC의 발표 직후 러시아 육상선수들이 올림픽 전까지 최소 3번의 추가 테스트를 받을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논란은 여전하다. 지난달에는 러시아의 반도핑 연구실 관리자가 도핑 양성반응을 회피해온 정교한 시스템을 폭로했다. 전 WADA 관료이자 현 IAAF 조직위 의장인 루네 아네르센도 최근 “러시아 선수들이 정부 주도의 도핑 프로그램으로부터 결백한지는 여전히 회의적”이라며 “2개, 5개 혹은 100개의 음성반응이 선수들이 모두 결백하다는 것을 뜻하진 않는다는 것을 역사가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