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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지통]“짧게 입어야지…” 원로女가수 남편의 엉큼한 손

입력 | 2016-06-23 03:00:00

피트니스 女직원 허벅지 만져… 법원, 강제추행 혐의 유죄 선고




“왜 인사를 안 해.”

지난해 10월 서울 강남구의 한 호텔 내 피트니스센터. 유모 씨(76)는 정수기 컵을 교체하던 30대 여직원 A 씨를 향해 대뜸 언성을 높였다. 놀란 A 씨는 곧바로 몸을 돌려 유 씨에게 고개를 숙였다. 이때 갑자기 유 씨의 손이 A 씨의 다리를 향했다. 이어 A 씨가 입고 있던 트레이닝 바지 밑단을 잡고 종아리에서 허벅지 부위까지 끌어올리며 “바지를 이렇게 짧게 입어야지”라고 말했다. 유 씨는 “옷 입을 줄 모르네, 다리를 다른 사람들이 잘 보이게 입어야지”라고 말하며 손으로 A 씨의 허벅지를 한 차례 만지고 냄새를 맡듯이 얼굴을 허벅지 부위에 갖다 댔다.

당황한 A 씨는 아무 대응도 못 한 채 울면서 사무실로 들어갔다. A 씨는 유 씨의 행동을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다. 게다가 유 씨가 1960, 70년대 유명했던 여가수 B 씨(73)의 남편이라는 사실을 알고 더욱 놀랐다. 결국 A 씨의 신고로 유 씨는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 과정에서 유 씨는 혐의를 극구 부인하며 “옷을 들어올리며 손이 허벅지에 스쳤을 수 있지만 추행의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서울중앙지법 형사16단독 김주완 판사는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유 씨에게 벌금 500만 원과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판결했다고 22일 밝혔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