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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 먹고 맹타, 에반스의 ‘여름나기’

입력 | 2016-06-24 05:45:00

두산 에반스. 스포츠동아DB


“한국의 무더운 날씨가 나에게 딱 맞는다”
시즌 초반 1할대 타율…6월 들어 7홈런 0.386

한 달 사이 두산의 복덩이로 떠오른 외국인타자 닉 에반스(30). 시즌 초반 부진으로 중심타선에서 제몫을 해내지 못하던 그는 초여름 들어 타격 페이스를 되찾고 있다. 김태형 감독을 포함한 두산 선수단이 흐뭇해하는 건 당연지사.

에반스가 직접 내놓은 활약 비결은 한국의 무더위다. 미국 애리조나 태생의 에반스는 “더운 날씨는 몸을 푸는 데 좋아 한국의 무더운 날씨가 나에게 맞는다”며 “경기에 들어가면 몸이 딱 만들어져 추운 계절보다는 여름이 훨씬 좋다”며 웃었다.

이처럼 한결 여유를 찾은 에반스의 모습은 22일 잠실 kt전을 앞두고서도 엿볼 수 있었다. 오후부터 내리는 빗줄기에 실외훈련을 잠시 멈춘 에반스는 덕아웃 한 편에서 김용환 통역과 함께 한국 노래에 푹 빠져있었다. 그가 심취한 음악은 다름 아닌 국내 유명 힙합서바이벌 프로그램인 ‘쇼미더머니5’의 수록곡. 에반스는 통역의 도움을 받아 힙합 노래를 흥얼거리며 여유를 즐겼다.

23일 다시 만난 에반스는 전날 우천취소로 휴식을 취했냐는 질문에 “어제는 집에서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냈다”며 “평소엔 가족들과 떨어져있어 함께 하는 시간이 없기 때문에 쉬는 날에는 보통 가족들과 지낸다”고 답했다. 최근 활약에 대해선 “처음에 타율 1할5푼으로 시즌을 시작했다. 어떤 타자라도 그렇게 시즌을 시작하고 싶은 타자는 없을 것”이라며 “코칭스태프와 계속해 타격 연구와 상대 분석을 하면서 경기력을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에반스를 옆에서 돕는 김용환 통역은 “에반스는 시즌 초반부터 한국 적응을 잘 해냈다. 동료들과도 쉽게 잘 어울렸고, 한국 음식도 마음껏 즐기고 있다”고 전했다. 김 통역의 설명에 따르면, 에반스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뜨거운 갈비탕. 그러나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많아 동료들과 함께 외식에 나선 일은 아직 많지 않다고 한다.

한편 6월 더위를 등에 업은 에반스는 이달 들어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23일까지 6월 19경기에서 타율 0.386, 7홈런, 19타점의 좋은 타격감을 이어가는 중이다. 21일 kt전에선 한국 무대 첫 만루홈런까지 터뜨리며 기세를 더했다. 시즌 초반 애를 먹였던 외국인타자의 달라진 성적표에
두산은 한층 더 두터운 중심타선을 이루게 됐다.

잠실 |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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