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여종업원 인권보호 요구 서한, WCC 명의로 朴대통령에 보내기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가 북한 여종업원 12명의 탈북 사건과 관련한 북측 조선그리스도교연맹(조그련)의 요청을 전폭 수용해 논란이 일고 있다.
NCCK는 9∼11일 중국 선양(瀋陽) 한 호텔에서 조그련과 두 차례 회담을 하고 조그련의 요청에 따라 여종업원 탈북 사건에 대한 진상 규명과 인권 보장을 요구하는 서한을 세계교회협의회(WCC) 총무 명의로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내기로 했다고 23일 밝혔다. NCCK는 또 이 같은 내용을 국제적십자사에도 강력히 전달하고 필요하다면 국제 인권변호사로 구성된 진상조사단을 한국에 파송하는 데 노력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NCCK는 여종업원에게 북한 가족들이 보내는 편지를 조그련에서 받아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에 줬으며, 민변은 법원에 이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한 개신교 목사는 “NCCK가 탈북 문제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고 북한 정부의 지시대로 움직이는 조그련 요청을 그대로 전달하는 것은 오해를 살 여지가 많다”고 말했다.
교계에서도 최근 NCCK의 행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NCCK 회원 교단인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과 기독교대한감리회의 6개 평신도 단체는 NCCK가 4월 채택한 ‘한반도 평화조약안’의 폐기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24일 오후 2시 서울 종로5가 한국기독교연합회관에서 가질 예정이다. 이들은 “평화조약안이 북핵 폐기 언급 없이 미군 철수를 언급하는 등 북한 입장만 대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NCCK는 조그련과의 회담에서 올해 광복절을 즈음해 북한 평양 혹은 개성에서 공동기도회를 열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