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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웅의 SNS 민심]낭떠러지에 몰린 청춘, 누가 구해주나

입력 | 2016-06-24 03:00:00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

구의역 플랫폼에 서 있던 ‘19세’ 청춘. 비상구가 없는 낭떠러지로 내몰렸다. 종착점이 없는 2호선처럼 청년들은 내일이 없는 오늘을 반복하고 있다. 구의역 사고가 발생한 지 한 달이 다 돼 가지만 그 같은 위험은 도처에 도사리고 있다.

폭탄 돌리듯 위험한 일을 하청으로 돌려놓았던 서울메트로. 그 말단에서 컵라면을 먹으며 비정규직 업무를 하다가 세상을 떠난 구의역 청년은 이 시대의 문제로 부각됐다.

온라인상 ‘구의역 사고’와 관련된 단어들을 보면, ‘추모’가 상위에 올라 있다. 사고 원인과 책임 소재보다 ‘추모’가 더 많이 언급된 것은 매우 특이한 일이다. 연관어로는 ‘19세’라는 나이가 매우 많이 나왔다. 19세 어린 청춘이 꽃을 피울 기회는 고사하고 죽음으로 내몰린 것에 대해 누구의 잘못을 따지기 전에 먼저 마음이 아프다는 반응이다.

‘박원순’, ‘문재인’, ‘정진석’, ‘안철수’ 등 주요 정치인과 ‘새누리당’, ‘더불어민주당’ 등 정당명도 연관어로 많이 나온다. 서울메트로 관할 기관의 수장인 서울시장에게 비판이 몰렸고, 정치인들이 이 사건에 대해 저마다 목소리를 높였기 때문이다. 서울시장은 ‘메피아’ 척결 약속을 했고, 정치권은 ‘청년’, ‘비정규직’, ‘외주’ 등의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우리 사회 ‘청년’의 문제는 목소리 경쟁으로 해결될 일이 아니다. ‘청년’의 연관어를 보면, 상위권이 ‘실업’, ‘일자리’, ‘취업’, ‘인턴’, ‘고용’ 등 일할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음을 뜻하는 단어들이다. 검색 빈도 추이를 봐도 청년 하면 곧장 실업을 떠올리고 있는 것이 온라인 민심이다.

대중의 인식에서도 ‘청년’은 과거와 다르게 비친다. 지난해 ‘청년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는 조사에서 50대 이상을 제외한 20대, 30대, 40대에서 ‘비관적’이라는 응답이 ‘낙관적’보다 많았다.

누가 청년에게 꿈, 희망, 열정, 패기, 낭만, 미래를 돌려줄까. 기득권에 기대 청년 문제를 풀지 못한 정치권과 서울시, 정규직만 보호해 온 노조, 일자리를 늘리지 못한 어른 세대 등 모두가 책임지고 풀어야 할 일이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