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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단 금-달러

입력 | 2016-06-28 03:00:00

브렉시트에 안전자산 투자 몰려… 금1g 2년 만에 5만원 넘어
은행권도 달러 보유 크게 늘어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결정 이후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강해지면서 금 1g 가격이 한국거래소(KRX) 금시장 개장 이후 처음으로 5만 원을 넘어섰다. 이날 금 거래량도 평소의 약 4배로 급증했다. 시중은행들의 달러 예금 잔액도 늘어나는 추세다.

27일 KRX금시장에 따르면 이날 종가 기준으로 금 1g의 가격이 5만200원으로 상승했다. KRX금시장에서 금 1g의 가격이 5만 원을 넘은 것은 2014년 3월 개장 이후 처음이다. 이날 개장과 동시에 개인투자자들의 금 매수 주문이 쏟아져 장중 한때 금 1g의 가격이 5만520원까지 올랐다. 이날 평소의 약 4배인 56.14kg이 거래됐다.

국제 금값은 24일 브렉시트 발표 후 2년 만에 최고점인 온스당 1318달러를 넘기며 4.7% 급등했다. 김도현 삼성증권 연구원은 “브렉시트로 유럽과 영국 화폐에 대한 신뢰도가 낮아지면서 안전 자산인 금을 찾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며 “유럽연합(EU)의 미래가 불투명해진 만큼 금값의 상승 추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과 함께 대표적인 안전 자산인 미국 달러로의 투자 쏠림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24일 현재 KB국민 신한 우리 KEB하나 농협은행 등 국내 5대 은행의 달러 예금 잔액은 342억1500만 달러(약 40조315억 원)로 5월 말(311억9100만 달러)보다 30억2400만 달러(약 3조5380억 원) 증가했다. 미국 금리 인상이 예견됐던 3월(36억9400만 달러)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미국의 기준 금리 인상과 한국은행의 기준 금리 인하로 안팎의 금리 차이가 줄어드는 데다 국제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주식, 펀드 등 위험 자산보다는 안전 자산을 선호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브렉시트 충격으로 달러화가 강세를 보여 달러 예금 잔액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장보형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환율에 대한 불안감과 미국 기준 금리 인상 등의 요인으로 올 들어 달러 예금이 늘어나는 추세였다”며 “이번 주 브렉시트 여파가 반영되면 달러 예금 잔액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정연 pressA@donga.com·박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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