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미녀 공심이’-‘옥중화’-‘딴따라’ (맨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사진제공|SBS·김종학 프로덕션·웰메이드 예당·재미난 프로젝트
광고 24개 방송 전후 붙으면 완판
시청률 30% 넘어야 수익 한몫
비인기 드라마 묶어팔기도 빈번
현재 방송 중인 ‘옥중화’, ‘미녀 공심이’ 그리고 최근 종영한 ‘딴따라’의 각 방송사인 MBC와 SBS는 드라마 인기에 힘입어 방송 전후 광고를 모두 판매했다며 ‘완판’이라는 표현을 썼다. 방송사가 최우선으로 추구하는 수익모델인 광고 판매로 돈을 벌어들였음을 공개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사실 이 같은 광고 완판은 시청률 30%에 근접하는 드라마의 인기를 표현하는 또 다른 수단이 되어온 지 오래다. 과연 그런 것일까. 방송사는 실제로 남는 ‘장사’를 하고 있을까.
● 광고 완판=드라마 인기?
드라마 인기는 높은 시청률을 보장한다. 광고가 나가는 중에도 시청자가 채널을 돌리지 않고 본 방송을 기다리게 할 수 있다. 때문에 광고주들은 너도나도 방송사에 광고 배정을 문의한다.
그러나 인기가 없어도 완판은 가능하다. 이 경우에는 갑과 을의 상황이 바뀌기도 한다. 방송사가 광고주에 의뢰를 해 판매한다. 대신 인기가 없기 때문에 그 시간대 평균 광고 판매 단가보다는 적다. 그리고 계약을 맺으면서 다음 드라마의 광고를 구매해주는 조건을 제시하기도 한다. 서로 ‘윈-윈’을 노리는 셈이다. 방송사는 이익보다는 손해가 크지만 광고 개수를 채워 완판 형태처럼 드러내 보일 수 있고, 광고주는 적은 비용으로 자사 제품을 시청자에 노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상파 방송사의 한 관계자는 “광고 판매는 시청률로 판가름되는 게 사실이다”면서 “하지만 시청률 30%가 넘지 않는 수준이면 제 값을 받고 광고를 팔기 어려운 현실이다”고 말했다.
● 드라마국과 광고부서 충돌도
KBS, MBC, SBS 등 각 지상파 방송사의 드라마국은 경쟁사보다 단 몇 초라도 빨리 방송을 내보내길 바란다. 광고 시간을 단축해 시청자가 다른 드라마로 시선을 돌리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를 통해 경쟁사보다 높은 시청률을 선점할 수 있다고 기대한다.
이 과정에서 드라마국과 광고담당 부서의 의견 충돌이 빈번하게 일어난다. 광고담당 부서는 최대한 많은 광고를 드라마 시작 전에 배치하고자 한다. 시청자가 최대한 TV에 집중하는 순간이 드라마 시작 전이기 때문이다. 광고주는 당연히 자사 제품이 이 시간대에 노출되길 원한다. 시청률을 우선으로 하는 제작진과 광고 판매를 통해 수익을 올리는 방송사의 이해가 상충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 관계자는 “동시간대 드라마 중 먼저 방송을 시작한다고 광고가 완판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며 “그런 경우는 광고담당 부서보다 드라마국의 의견이 더 앞서는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