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0년 프랑스가 수에즈 운하를 개통한 기술진을 내세워 호기롭게 도전했으나 기술적 난관에다 말라리아가 겹치면서 약 2만2000명의 희생자를 내고 9년 만에 포기했다. 북미와 남미를 연결하는 새 물길을 내는 데 성공한 것은 미국이다. 1914년 8월 15일 10년에 걸친 각고의 노력으로 태평양과 대서양을 연결하는 역사적인 물길을 열었다. 뉴욕에서 샌프란시스코까지 남미의 남단을 돌아 2만2500km를 가야 했던 뱃길이 9500km로 줄었다.
▷‘파나맥스(Panamax)’. 파나마 운하의 개통으로 이 운하를 통과할 수 있는 새 기준이 마련됐다. 폭 32m, 길이 295m의 선박이다. 이보다 크면 운하를 통과하지 못하니 조선소에서 만들 때부터 규격을 염두에 둬야 했다. 26일 파나마 운하가 확장 개통되면서 폭 49m, 길이 366m까지의 배가 통행할 수 있게 된다. 앞으로 ‘포스트 파나맥스’급 선박 수요가 늘어나면 구조조정의 칼바람을 맞고 있는 국내 조선업계로선 좋은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한기흥 논설위원 eligi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