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 수술 후 통증증후군
고도일병원 고도일 병원장이 환자에게 척추 수술 뒤에 요통, 하지통, 저림증 등이 생기는 ‘척추 수술 후 통증 증후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고도일병원 제공
국민건강보험 통계에 따르면 척추질환으로 인한 수술은 2014년 14만1456건에서 2015년 14만5181건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척추 수술 후에도 통증이 계속되는 경우다. 이를 ‘척추 수술 후 통증증후군(Post Spinal Surgery Syndrome·PSSS)’이라고 부른다. 이 증후군에 대해 신경외과 전문의로 대통령 의료자문의를 맡고 있는 고도일 병원장의 도움말을 통해 자세히 알아본다.
수술 후에도 계속 되는 허리통증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에 사는 주부 박모 씨(60)는 몇 년 전부터 계속되는 요통과 다리통증으로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점점 심해지는 통증으로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던 박 씨는 병원을 찾았고, 검사 결과 척추관협착증 수술을 받았다.
척추 수술 후 통증증후군은 척추 수술을 시행한 뒤에도 요통, 하지통, 저림증 등의 증상이 남아 있거나 재발한 것을 말한다.
하지만 단순한 한 가지 원인의 요통이 아니라 수술 후 변형된 뼈나 관절의 이상, 근육의 변화, 신경장애 및 심리적 요인 등 여러 복잡한 요소들이 관여하는 상태의 통증이다.
이러한 증후군이 나타나는 주 원인은 △수술로 손상을 입은 디스크나 주변 조직이 충분히 아물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일을 하는 등 좋지 않은 자세를 장시간 취할 때 △수술 부위의 염증과 수술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신경손상 혹은 수술 부위에 유착이 있을 경우에도 생길 수 있다. 또 허리 근육의 약화 및 위축, 척추 인대의 약화, 수술 뒤 퇴행성 진행에 의한 척추관협착증, 척추 구조가 불안정해지는 경우 등도 원인이 된다.
풍선확장술-신경성형술 각광
척추 수술은 최후의 치료로 여겨지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그만큼 큰 마음을 먹고 수술을 받는다. 하지만 수술 후 통증이 재발하면 다시 척추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생각에 환자들의 심리적 고통은 더욱 크고 부담스럽기 마련이다.
고도일 병원장은 “실제 수술을 필요로 하는 척추질환은 전체 척추질환 중 약 5%에 불과하다”면서 “척추 수술 후 통증증후군 환자와 일반 척추질환 환자는 풍선확장술, 신경성형술과 같은 비수술 치료를 통해서도 충분히 치료할 수 있다”고 말했다.
풍선확장술은 풍선확장 기능이 장착된 특수 카테터를 이용해 치료하는 비수술 치료법이다. 카테터 끝에 달린 풍선을 이용하여 협착 부위를 넓혀준 뒤 협착 부위와 신경 사이의 유착을 녹이는 효소제와 통증의 원인이 되는 신경의 염증 및 부종을 줄여주는 항염증제를 주입하는 치료법. 신경성형술은 마찬가지로 카테터 끝을 이용해 유착을 풀어준 뒤 유착방지효소제와 항염증제를 주입해 통증을 유발하는 염증과 부종, 신경 주위의 유착을 치료하는 비수술치료법이다.
풍선확장술과 신경성형술은 전신마취가 아닌 국소마취로 시행되고, 출혈과 흉터가 거의 없으며, 실시간 영상장치(C-Arm)와 환자의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영상을 함께 보고 시술하므로 보다 정확하고 안전하게 치료할 수 있다. 특히 고령과 고혈압, 당뇨병과 같은 만성 질환자에게도 적용이 가능해 환자들에게 치료 만족도가 매우 높은 편이다.
요통환자 위한 ‘요통정복’
고 병원장은 허리가 아픈 환자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한 허리운동법을 담은 ‘요통정복’을 출간했다고 밝혔다. 이 책에는 요통과 관련된 ‘코어근육’ 강화를 통해 빠른 치료 효과와 재발 방지 및 예방을 위한 운동법들이 수록되어 있다.
코어근육은 우리 몸의 ‘핵심이 되는 근육’으로, 척추를 중심으로 허리와 골반 및 엉덩이와 허벅지 부위의 몸 깊숙한 곳에 자리한 ‘심부근육’을 말한다. 이러한 코어근육을 강화시키면 우리 몸의 중심이 바로잡히고 바른 자세를 유지하면서 허리를 안정적으로 지지해줘 척추 안정화에 큰 도움이 된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