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처 못 정한채 규모만 밝혀 구조조정 실업대책 등에 투입 방침… 낡은 경유차 교체하면 개소세 감면 “브렉시트 대응책으로 미흡” 지적
정부가 10조 원의 추가경정예산을 포함해 ‘20조 원+알파(α)’ 규모의 돈을 풀어 경기 살리기에 나섰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와 부실기업 구조조정의 충격으로 하반기(7∼12월) 경기가 더 위축될 것으로 보고 사상 처음 2년 연속 10조 원대 추경을 편성하기로 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세계 경제사의 물줄기를 바꿀 수 있는 브렉시트 충격에 대해 정부가 “직접적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의미를 축소하며 안이하게 대응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28일 국민경제자문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말에 발표한 3.1%에서 2.8%로 하향 조정하고 이런 내용의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을 확정해 발표했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기준금리를 내리고 이번 주 3조 원 이상의 단기 유동성을 시중에 공급하기로 한 데 이어 정부도 나랏돈을 풀어 경기 부양에 나선 것이다.
소비를 살리기 위해 낡은 경유차(2006년 12월 31일 이전 신규 등록)를 폐차하고 새 차를 구입하면 올해 말까지 개별소비세를 70% 깎아주기로 했다. 예를 들어 현대자동차 그랜저 2.4 새 차를 살 경우 교육세 및 부가가치세까지 합쳐 126만 원을 감면받을 수 있다. 또 9월 말까지 에너지 소비효율 1등급 가전(에어컨, 냉장고, TV, 공기청정기)을 사면 구입가의 10%를 돌려줄 방침이다.
정부는 2년 연속 10조 원대 추경 카드를 꺼냈지만 브렉시트 충격 등 돌발 변수에 대비하기에는 규모나 내용 면에서 부족하고 구조개혁 등 경제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꾸기 위한 중장기 대안도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종=이상훈 기자 janua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