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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美서 미사일요격 시험” 차이잉원 잇단 ‘中 자극’ 행보

입력 | 2016-06-29 03:00:00

대만 정체성 강조… 中 “양안 타격” 경고




대만이 미국 본토에서 중국의 미사일 발사 상황을 가정한 미사일 요격 시험 발사를 하기로 했다. 5월 차이잉원(蔡英文·사진) 대만 총통이 취임한 이후 잇따르고 있는 대만 정체성 강화 조치들과 맥이 닿아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대만 쯔유(自由)시보는 27일 대만 국방부 소식통을 인용해 대만이 7월 초 미국 뉴멕시코 주 화이트샌드 미사일 훈련장에서 미제 패트리엇3방공미사일(PAC-3)을 시험 발사한다고 보도했다.

대만이 미국 본토에서 미사일 시험 발사를 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대만 인근으로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중국군이 미사일 관련 정보를 수집할 것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고 SCMP는 전했다. 쯔유시보는 중국 본토에서 발사된 미사일이 대만 땅에 도달하기 직전에 PAC-3로 요격하는 것을 가상한 훈련이라고 전했다.

차이 총통 집권 후 대만 정체성을 강화하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차이 총통은 취임사에서 ‘대만’이라는 용어를 6차례 사용했으며, 주미 대만대표를 새로 임명하면서 ‘신임 주미 대사’라고 호칭했다. 또 그동안 사용해 온 ‘중화민국(Republic of China·ROC)’ 외에 ‘중화민국 대만’이라는 새로운 국가 명칭을 도입했다. 차이 총통은 25일 102년 만에 확장 개통식을 가진 새 파나마 운하를 둘러보면서 방명록에 남긴 서명에서도 ‘president of ROC’ 대신 ‘president of TAIWAN(ROC)’이라고 적었다.

칭화(淸華)대 대만연구소 부소장인 우융핑(巫永平) 교수는 중국 관영 환추(環球)시보 인터뷰에서 “이는 대만 당국의 일관된 표기를 바꾸는 것이자 매우 위험한 신호”라며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관계에 큰 타격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