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주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
공공저작물도 예외가 아니다. 드라마 ‘궁’의 원작자로 잘 알려진 박소희 작가가 연재 중인 ‘공방의 마녀’도 이를 활용하고 있다. 규방 공예를 하는 주인공이 만든 소품이나 의상에 꽃문양, 나비문양 등을 입혔다. 작품의 소재나 내용이 전통 문양과 딱 맞아떨어져 협업 효과가 제대로 발휘되고 있다. 공공저작물을 활용한 다른 작품들도 곧 연재될 계획이다.
웹툰 작가를 비롯한 창작자들에게 공공저작물은 매우 유용한 자료라 할 수 있다. 올 3월 문화창조벤처단지에서 진행한 ‘공공저작물 개방과 활용’ 설명회에 참석한 창작자들은 “작품에 필요한 자료를 조사할 시간이 부족하다”고 고백했다. 애써서 품질 좋은 자료를 찾았다 하더라도 그것을 유료로 이용해야 한다. 자유로운 변형도 쉽게 허용하지 않는다.
공공저작물은 교육, 디자인 등 산업분야에서도 창조적 소재로 활용되고 있다. 모바일 기기에 연결한 후 페인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그림에 색칠하는 어린이 미술교육 디바이스인 ‘스마트 팔레트’는 국립중앙박물관이 개방한 문화재 이미지를 도안으로 활용했다. 현대 미술작가 프로젝트 그룹의 젊은 작가들은 전통문양을 활용해 가구를 제작했다. 이 가구는 부분을 따로 분리하면 벽에 거는 액자가 된다. 벽지, 그릇, 보드 게임 등에도 공공저작물을 활용한 사례가 쏟아지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개인과 기업이 자유롭게 공공저작물을 이용할 수 있도록 약 520만 건에 ‘공공누리’ 유형마크를 부착해 포털 사이트(www.kogl.or.kr)를 통해 제공하고 있다. 아울러 중소기업이 공공저작물을 제품 개발 등에 활용할 수 있도록 컨설팅하는 사업도 지원하고 있다. 이 포털에는 연구자료, 음원, 미술, 사진, 영상 등 누구나 무료로 마음껏 활용할 수 있는 자료가 무궁무진하다.
공공저작물이 공공의 울타리 안에서 식물처럼 머물러 있는 시대는 끝났다. 다양하고 왕성한 생명력으로 창조 자원이 되어 새로운 콘텐츠로 태어나고, 융·복합 콘텐츠산업 발전을 이끌고 있다. 창조경제의 실현, ‘공공누리’에 그 답이 있다.
정관주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