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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미국, 일본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로 4세대 방사광가속기를 이용해 ‘꿈의 빛’으로 불리는 X-선 자유전자 레이저를 만들었다.
포항공대(POSTECH)는 4세대 방사광가속기를 시운전한지 2개월 만에 0.5nm(나노미터·10억 분의 1m) 파장의 X-선 자유전자 레이저 발생에 성공했다고 29일 밝혔다. 시운전 후 자유전자 레이저 발생까지 미국은 2년, 일본은 4개월 정도가 걸렸다.
4세대 방사광가속기가 만드는 레이저를 ‘꿈의 빛’이라 부르는 것은 현미경으로는 볼 수 없는 단백질과 세포를 정밀하게 관찰할 수 있어 신약개발은 물론 각종 첨단 전자소자 개발에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병원에서 사용하는 의료용 X선은 신체 내부만을 희미하게 볼 수 있지만 이보다 100만 배 더 밝은 3세대 방사광 가속기는 정적인 상태의 세포 내부를 3차원으로 촬영할 수 있다. 4세대 방사광 가속기는 이전 세대보다 100억 배 더 밝아졌다. 얼리거나 멈추지 않고도 살아있는 세포를 3차원으로 관찰할 수 있다. 원자나 분자 움직임도 초고속으로 촬영할 수 있다. 4세대 방사광 가속기의 빛은 태양보다 100경 배 더 밝다.
배태민 미래부 거대공공연구정책관은 “내년 초면 연구자들이 곧바로 4세대 방사광 가속기를 이용한 연구에 돌입할 수 있을 것”이라며 “획기적인 신약개발, 신물질·신소재 분석을 통한 원천기술 확보 등 다양한 산업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