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권에서 투견 ‘아메리칸 핏불테리어’와 관련된 사고가 연이어 터지면서, 핏불테리어 논쟁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투견 금지를 둘러싼 찬반 대립이 지저분한 싸움으로 변질되는 양상이다.
핏불테리어를 금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고조되면서, 영국과 캐나다에서 핏불테리어를 금지하는 지역이 확대되고 있다. 핏불을 키우는 사람들은 이웃의 안락사와 이사 요구까지 받고, 마녀사냥에 직면했다.
불테리어 종인 ‘아서’를 키우는 래퍼 ‘프로페서 그린’(본명 스티븐 맨더슨)은 이 다큐멘터리에 참여하면서 “위험한 개가 무엇인지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에 도전하고 싶다”며 “금지된 견종이 필연적으로 위험한 개인지 알아보고 싶다”고 설명했다.
영국 경찰이 과거 3년간 전국에서 금지된 견종으로 보고 붙잡은 개는 5000마리에 육박했다. 이 개들은 생사를 위협받는 상황이지만, 그 기준이 공정한지는 의문이다.
전직 경찰이자 위험한 개 전문가인 이언 맥파랜드는 지난 1977년 이후 견종의 위험성을 평가하는 기준이 바뀌지 않았다는 점을 비판했다.
위험한 개인지 평가하는 기준은 주로 싸움 능력을 따지는 데, 싸움을 잘하는 개가 반드시 위험한 개로 연결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반론도 거세다. 실제로 핏불에게 공격당하는 사고가 끊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영국에서 4살 된 남자 아이가 이웃의 핏불에게 뺨을 뜯기는 바람에, 핏불 주인은 6개월 징역형을 선고 받았다. 핏불에게 아기를 잃은 부모도 있었다.
이 다큐가 투견을 둘러싼 개싸움을 진정시킬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달 초 듀크대학교 인근 서점에서 열린 작가 낭독회에 경찰까지 출동하는 일이 벌어졌다고 전했다.
작가 브론웬 디키(여·35세)는 올해 봄 출간한 책 “핏불: 미국 아이콘을 둘러싼 전쟁”을 낭독하던 중, 한 남자가 공격적으로 질문하는 바람에 직원의 보호 아래 서둘러 퇴장해야 했다.
핏불을 증오하는 사람들이 옹호자들의 SNS에 핏불 피해자의 사진으로 도배하는 등 온라인 상에서도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디키가 마녀사냥의 표적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