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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뮤지컬]유쾌한 ‘킹키부츠’가 돌아 온다, 지친 당신을 위로하러

입력 | 2016-06-30 03:00:00

킹키부츠, 9월 2일 국내 재공연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공연된 뮤지컬 ‘킹키부츠’. 이 작품은 주인공 찰리가 도산위기에 처한 구두공장을 여장남자들이 편하게 신는 킹키부츠를 통해 일으켜 세우는 과정을 유쾌하게 담았다. CJ E&M 제공


‘한국이 만든 브로드웨이 뮤지컬.’

뮤지컬 ‘킹키부츠’는 한국의 CJ E&M이 작품 초기부터 공동투자와 제작에 참여해 세계적으로 성공을 거둔 작품이다. 2013년 1월 CJ E&M은 이례적으로 브로드웨이 개막 전 제작 단계에서 킹키부츠 초기 제작비 1350만 달러(약 158억 원) 중 100만 달러(약 11억7000만 원)를 투자해 공동프로듀서(22개팀) 중 6번째 프로듀서로 참여했다.

투자의 결과는 성공적이다. 이 작품은 2013년 4월 미국 뉴욕의 브로드웨이에서 첫 공연을 시작한 뒤 30주 만에 초기 제작비를 모두 회수했다. 이후 미국 투어, 영국 캐나다 호주 일본 등지에서의 공연을 성공적으로 이어가며 글로벌 흥행 콘텐츠로 자리매김했다. 세계 공연시장을 돌며 킹키부츠는 올해 6월 기준 약 2억 달러(약 2346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 작품은 외국의 권위 있는 뮤지컬 시상식에서도 수상하며 작품성 또한 인정받았다. 올해 4월 영국 런던에서 열린 제40회 올리비에상 시상식에서 최우수작품상, 남우주연상을 수상했고 2014년에는 미국 토니상 작품상, 음악상, 남우주연상 등 6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세계적으로 토니상과 올리비에상에서 작품상을 탄 작품은 ‘빌리 엘리어트’ 등 15개 작품에 불과하다.

킹키부츠는 1980년대 영국 노스햄프턴의 구두공장들이 장기불황을 겪어 도산하는 가운데 유일하게 살아남은 한 공장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를 뮤지컬로 만들었다. 영화 속 공장에서 구두가 만들어지는 섬세한 과정은 배우들의 애드리브로 대체됐다. 하지만 뮤지컬 무대에서 펼쳐진 킹키부츠를 신은 배우들의 화려한 무대공연과 왕년의 팝스타 신디 로퍼가 만든 발라드, 록 스타일의 노래는 영화에서는 볼 수 없는 볼거리다.

주인공이 좌절을 딛고 성장하는 과정을 그린 스토리 라인은 국적을 불문하고 누구나 공감할 만하다. 주인공 찰리는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구두회사를 물려받은 젊은 사장이 되지만 유행에 뒤처진 신사화를 만들어온 회사는 머지않아 도산 위기를 겪는다.

그러던 중 그는 우연히 ‘드랙퀸’(여장남자) 롤라를 만나 여장남자들이 편하게 신을 수 있는 킹키부츠를 알게 되고 독특한 아이템으로 회사를 일으켜 세운다. 찰리의 연인 니콜라가 찰리를 배신하고 떠나는 등 갈등이 그려지지만 주인공의 성공이야기의 톤은 전체적으로 유쾌하다.

2014년 12월부터 한국에서도 공연된 킹키부츠는 이듬해 2월까지 107회 진행된 공연에 관객 10만 명이 몰리며 흥행을 거뒀다. 유료좌석 점유율 또한 평균 85%를 웃돌았고 롤라 역을 맡았던 배우 강홍석은 이 작품을 통해 뮤지컬계의 떠오르는 스타가 됐다. 이를 바탕으로 CJ E&M은 한국뿐 아니라 중국 동남아 등 아시아 지역에서의 공연권을 획득해 이들 앞에 선보일 준비를 하고 있다.

2014년 한국 첫 공연의 흥행에 힘입어 올해 9월 2일부터 두 번째 공연이 진행될 예정이다. ‘드랙퀸’ 롤라 역에는 강홍석과 정성화가 캐스팅됐다.

배우 이지훈 김호영이 찰리 역을, 초연 당시 작품의 무게중심을 잡았던 고창석 심재현이 ‘상남자’ 돈 역을 맡았다. 11월 13일까지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 6만∼14만 원. 1544-1555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