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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스볼 브레이크] ‘연승 후유증’은 실제로 존재할까

입력 | 2016-06-30 05:45:00

NC 김경문 감독. 스포츠동아DB


NC 15연승 고공비행 후 갑자기 5연패 수렁으로
역대 13연승 이상 팀들 사례 보면 대부분 후유증
김경문 “집중력 회복이 관건”…두산전서 연패탈출


연승의 피로감과 후유증이 있는 것일까. NC가 6월의 시작과 함께 파죽의 15연승(6월1일 마산 두산전~6월19일 수원 kt전)을 내달리더니, 연승이 끝나자마자 28일 잠실 두산전까지 5연패(1무 포함)를 당했다. 그리고는 29일 잠실 두산전에서 승리하며 가까스로 연패에서 탈출했다.

역대 13연승 이상 팀들의 연승마감 직후 성적을 보니

NC가 15연승을 달릴 때만 해도 천하무적이었다. 연승 기간만 따지면 팀방어율은 3.53로 두산(3.28)에 이어 2위였고, 팀타율은 0.327로 1위였다. 팀홈런 역시 28개로 1위였다. 그러나 21일 마산 한화전에서 패하면서 연승 기록을 중단한 뒤 28일까지 연패 기간 동안 NC의 팀방어율은 7.88로 최하위였다. 팀타율 0.218과 팀홈런 3개 역시 꼴찌였다.

그렇다면 실제로 연승 후유증은 있는 것일까. 역대 사례를 살펴보면 “반드시 그렇다”고 단정
할 수는 없지만 “어느 정도 일리가 있다”고 동의할 수 있는 결과가 나온다.

스포츠통계전문회사 스포츠투아이에 의뢰해 역대 13연승 이상을 기록한 팀들의 연승 직후 10경기 성적을 뽑아봤다. 그랬더니 연승 직후 거의 모든 팀이 주춤하거나 저조한 성적을 올렸다.<표 참고>

KBO리그 최다연승은 SK가 2009년(1무 포함 19연승)과 2010년(3연승)에 걸쳐 기록한 22연승이다. SK는 당시 연승잔치가 끝난 뒤 곧바로 5경기에서 1승4패를 기록했다. 그러나 2010년만 놓고 보면 개막 이후 3연승을 보탠 결과여서 ‘연승 후유증’으로 설명하기엔 부족하다.

이런 점에서 보면 한 시즌에 연승 행진을 펼친 팀의 사례를 살펴보는 편이 맞다. 한 시즌 최다연승은 16연승으로, 1986년 삼성(5월27일 대구 OB전~6월14일 잠실 MBC전)과 2010년 SK(4월14일 대전 한화전~5월4일 문학 넥센전)가 작성했다. 그런데 양 팀 모두 연승 직후 4경기에서 1승3패로 부진했고, 10경기로 확대하면 4승6패로 숨고르기를 했다.

이어 이번 NC처럼 15연승을 거둔 2002년 삼성도 연승 직후 5경기에서 2승3패로 주춤했다. 그나마 2002년 삼성은 13연승 이상 기록한 팀 중 연승 직후 10경기에서 승수가 패수보다 많은 유일한 팀이었다.

나머지 팀들은 연승이 끊긴 직후 10경기에서 모두 5할 승률에 미치지 못했다. 14연승을 거둔 1992년 빙그레는 연승 직후 10경기에서 3승7패를 기록했다. 4연패를 당한 뒤 승과 패를 번갈아 거뒀다. 1985년 말미에 13연승을 달리며 전·후기리그 통합우승을 차지한 삼성은 잔여 4경기에서 2승2패를 기록했고, 1996년 쌍방울과 2000년 삼성은 13연승 후 2패를 먼저 당하는 등 10경기에서 5승5패 반타작을 했다. 역대 13연승 이상 팀을 놓고 보면 이번에 NC가 연승 직후 가장 긴 연패를 당한 팀으로 기록됐다.

김경문 “집중력 회복이 관건”

NC 김경문 감독은 연승을 펼칠 당시 “숫자에 연연하지 않으려고 한다. 연승을 하려고 해서 하는 게 아니라 하다 보니 연승을 하고 있는 것”이라며 “순리대로 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실제로 NC는 연승 숫자를 늘리기 위해 무리수를 뒀다고 볼 수는 없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연승 직후 연패의 늪에 빠져들었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연승 기간에 무리하지는 않았지만 아무래도 선수들이 더 집중력을 발휘한 측면이 있지 않았겠느냐”고 설명했다. 인간인 이상 집중력을 무한대로 끌고 갈 수는 없다. 연승이 끊기는 순간 선수단 전체에 ‘심리적 허탈감’과 ‘연승 피로감’이 몰려들었다고 볼 수 있다. 연승 후유증에서 벗어나기 위해 김 감독은 “결국은 다시 집중력을 찾아야한다”고 되뇌었다.

상대는 1위를 질주 중인 두산. 자칫 팀이 더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 수도 있다. 그러나 김 감독은 “오히려 이럴 때 두산 같은 좋은 팀과 만난 게 더 나을 수 있다”면서 “상대가 강하기 때문에 선수들이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본다”고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김 감독의 말이 옳았다. NC는 29일 잠실 두산전에서 홈런 포함 5타점을 올린 이호준을 중심으로 타선이 모처럼 집중력을 발휘하며 10-4로 대승을 거뒀다. 그러면서 다시 5게임차로 따라붙었다. NC가 연승의 피로감을 풀고 다시 비상할 수 있을까.

잠실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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