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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신물질 개발 활용 ‘꿈의 빛’ 쏘다

입력 | 2016-06-30 03:00:00

포항공대, 4세대 방사광가속기 이용… ‘X선 레이저’ 세계 3번째 발생 성공




한국이 미국, 일본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로 4세대 방사광가속기를 이용해 ‘꿈의 빛’으로 불리는 X선 자유전자 레이저를 만들었다.

포스텍(포항공대)은 4세대 방사광가속기를 시운전한 지 2개월 만에 0.5nm(나노미터·10억분의 1m) 파장의 X선 자유전자 레이저 발생에 성공했다고 29일 밝혔다. 시운전 후 자유전자 레이저 발생까지 미국은 2년, 일본은 4개월 정도가 걸렸다.

4세대 방사광가속기가 만드는 레이저를 ‘꿈의 빛’이라고 부르는 것은 현미경으론 볼 수 없는 단백질과 세포를 정밀하게 관찰할 수 있어 신약 개발은 물론이고 각종 첨단 전자소자 개발에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병원에서 사용하는 의료용 X선은 신체 내부만을 희미하게 볼 수 있지만 이보다 100만 배 더 밝은 3세대 방사광가속기는 정적인 상태의 세포 내부를 3차원으로 촬영할 수 있다. 4세대 방사광가속기는 이전 세대보다 100억 배 더 밝아졌다. 얼리거나 멈추지 않고도 살아있는 세포를 3차원으로 관찰할 수 있다. 원자나 분자 움직임도 초고속으로 촬영할 수 있다. 4세대 방사광가속기의 빛은 태양보다 100경 배 더 밝다.

4세대 방사광가속기는 미래창조과학부가 2011년부터 지난해 하반기(7∼12월)까지 4298억 원을 투입해 포스텍에 설치했다. 가속기는 직선 형태로 길이가 1100m에 이른다. 올해 4월 14일부터 종합 시운전을 시작한 가속기는 외부전문가 검증위원회가 기본 성능을 검증한 결과 모든 장치가 성공적으로 정상 작동하는 것으로 공식 확인됐다.

배태민 미래부 거대공공연구정책관은 “내년 초면 연구자들이 곧바로 4세대 방사광가속기를 이용한 연구에 돌입할 수 있을 것”이라며 “획기적인 신약 개발, 신물질·신소재 분석을 통한 원천기술 확보 등 다양한 산업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우상 동아사이언스 기자 ido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