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가 일정한 시간만 근무하는 시간선택제 일자리제도는 맞춤형 보육, 초등 돌봄 교실, 스마트워크 등의 일·가정 양립을 선순환 시키기 위한 핵심 과제다. 신규 채용형 시간선택제는 2013년 본격 도입된 이후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2013년에는 319개 기업이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운영한데 이어 올해는 4041개 기업으로 크게 늘었다.
경기 시흥시 시화공단에 위치한 자동차부품제조업체인 ㈜프론텍은 2013년 시간선택제를 처음 도입하면서부터 전체 직원의 30% 가량을 시간선택제 직원으로 채운 기업이다. 시간선택제 일자리제도를 도입 초기에는 남성 위주의 연장 및 야간근무 등에 익숙했던 기존의 제조업체 문화 탓에 회사 내에 부정적인 시각이 많았다. 시간선택제로 일하는 여성 위주의 고용으로 변화됨에 따라 전일제 근무자들과의 위화감이 조성되고, 시간 떼우기 식 근무 형태로 인한 생산성 저하 등이 우려되었기 때문.
하지만 시간선택제 근무자들이 1인당 한 시간에 37개의 제품을 생산하면서 업무 생산성 및 매출이 크게 향상됐다. 기존에 전일제 근무자들이 1인당 한 시간에 22개의 제품만을 생산해왔던 것과 비교하면 괄목할 만한 성과. 생산직뿐만 아니라 사무직 시간선택제 근무자들의 업무 효율성도 크게 올랐다. 이런 이유로 ㈜프론텍은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임신, 출산, 육아휴직, 전환형을 한꺼번에 신청할 수 있는 패키지 제도를 도입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이처럼 기업에서 전환형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활용함에 따라 경력단절 여성의 고용이 크게 늘었을 뿐 아니라, 연장근로와 숙련인력의 이직률도 감소해 직원들의 만족도뿐 아니라 기업의 생산성 향상에도 효과를 거두고 있다.
최근 고용노동부가 총 30만 155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공공부문 수요조사에 따르면 조사 대상 중 3만 1659명(10.5%)이 3년 이내 전환형 시간선택제 활용을 원했다. 그중 30대가 50.9%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였으며 성별·연령별로 3년 이내 전환형 시간선택제를 희망하는 비율은 30대 여성(18.8%), 30대 남성(13.7%), 20대 여성(10.9%), 40대 여성(8.8%), 20대 남성(7.5%)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 1월, 한국고용정보원에서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시간선택제에 대한 만족도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5점 척도 기준으로 신규채용 근로자의 전반적인 만족도는 4.3점, 전일제에서 시간선택제로 전환한 근로자의 전반적인 만족도는 4.4점으로 나타났다. 시간선택제를 운영하는 기업의 만족도는 지난해 상반기 4.05점에서 지난해 하반기 4.4점으로 상승했다. 전환형 시간선택제를 도입하면 생산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일부 우려와는 달리 생산성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의견이 많았던 것이다.
정부는 공공부문의 전환형 시간선택제 선도 및 재정지원 강화, 민관합동 대국민 인식개선 캠페인 등으로 근로자가 필요할 때 근무시간과 장소를 선택해 일하는 ‘일·가정 양립 문화’를 확산시킬 계획이다.
동아닷컴 교육섹션 김재성 기자 kimjs6@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