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사망설을 담은 ‘찌라시(사설 정보지)’에 삼성그룹 지배구조 관련 계열사 주가가 동반 급등했다. 금융당국은 주가 조작 세력이 개입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사에 들어갔다.
이날 정오경부터 급등세를 보인 삼성물산 주가는 전날 대비 8% 올랐다. 사실상 삼성그룹 지주회사인 삼성물산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대 주주다. 삼성물산 거래량은 200만 주에 육박해 전날보다 6배 늘었다. 이 부회장이 9% 이상의 지분을 갖고 있는 삼성SDS도 이날 5% 넘게 올랐다. 금융 계열 지주회사격인 삼성생명도 4% 가량 반등했다.
삼성그룹은 이 회장 사망설에 대해 공식 부인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유포된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며, 누가 어떤 의도를 가지고 퍼뜨렸는지 의문스럽다”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도 조회 공시 요구에 “상기 풍문은 사실 무근”이라고 답했다.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는 이 회장 사망설이 주가 조작을 겨냥한 작전 세력과 관련이 있는지 파악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찌라시에 ‘오후 3시 엠바고’라고 적힌 것으로 미뤄볼 때 오후 장 마감 시간을 앞두고 주식 시장을 흔들려는 의도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지현기자 jhk8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