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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의 맛있는 정거장]대학생 겨냥 ‘값 싸고 양 많은 곳’ vs 품격 높은 브런치-디저트 카페

입력 | 2016-07-01 03:00:00

<9> 601,603번(목원대·도안신도시) 정류장




1954년 대전에서 최초로 설립된 사립대인 목원대는 건립 45년 만인 1999년 중구 목동에서 서구 도안동 캠퍼스로 이전했다. 캠퍼스 주변에는 신도시 개발로 282만 평의 친환경 생태도시가 들어섰고, 30만 명의 인구가 유입돼 새로운 중심지가 됐다. 따라서 주변 식당들은 역사가 짧다. 또 지갑이 가벼운 대학생을 겨냥하다 보니 프랜차이즈 음식점이 많다. 반면 상대동, 원신흥동 인근의 새로운 아파트단지 주변에는 미시들을 겨냥한 브런치 카페가 많다.



○목원인이 자주 가는 ‘TOP 10’ 식당


본보는 목원대 주변 맛집 조사를 위해 목원대 재학생, 교수, 교직원 38명에게 ‘자주 가는 맛집 10곳’을 선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 결과 모두 80여 개 식당이 거론됐으며 이 중 4회 이상 거론된 곳은 10곳이었다.

가장 많이 거론된 곳은 5000원짜리 석갈비를 판매하는 캠퍼스 근처 꼬마비아저씨로 모두 12차례나 거론됐다. 평가에 나선 조근희 대전보건환경연구원 보건연구부장은 “가격이 낮은 만큼 품격 높은 고기 맛은 기대할 수 없지만 학생들이 선택할 만하다”고 했다.

이어 생선구이집인 소반과 짬뽕과 탕수육으로 유명한 진차이도 11차례나 꼽았다. 진차이의 해물짬뽕은 짬뽕의 최근 트렌드인 불맛을 살리려 한 흔적이 역력하다. 양파를 달궈진 웍에 넣어 순간적으로 태워 불맛을 살렸으며 여기에 오징어 바지락 소라 돼지고기를 넣은 얼큰한 육수에 담아냈다.

홍부리(연어덮밥·새우튀김커리)와 한알천(메밀국수·버섯요리), 오늘은 닭(철판닭갈비)도 8회 이상 거론된 집이다. 한알천은 대전 외삼동에 본점을 둔 지역 프랜차이즈로 메밀국수 외에 물닭갈비, 능이버섯요리 등을 판다. 국물이 많은 닭볶음탕겪인 물닭갈비는 맵고 짠 게 단점. 오늘은 닭은 닭요리와 가래떡, 치즈 등을 함께 넣어 졸인다. 김미홍 푸드아카데미원장은 “대학생들의 밤 문화에 걸맞은 맵고 빨갛고 자극적인 게 특징”이라고만 했다.

이 밖에 작은식당(낙지볶음, 김치등갈비), 별미집(콩나물국밥, 막창 및 곱창국밥), 브래드마마(친환경빵)도 뽑혔다. 권경태 목원대 홍보·비서팀장은 “학생들의 주머니 사정만 고려하다 보니 건강을 생각하는 음식보다는 양으로 승부하려는 곳이 많은 편이다. 앞으로는 학생들도 이런 곳은 외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품격 높은 브런치, 디저트 카페가 곳곳에


목원대 주변 식당이 ‘싸고 양 많은 곳’으로 얘기한다면, 신규 아파트가 밀집해 있는 상대동 원신흥동 주변은 곳곳에 품격 높은 브런치 카페 등이 숨어 있다.

맑은 진잠천이 흐르는 작은내수변공원과 트리플시티5단지아파트 사이에 있는 갤러리메르헨은 미술관을 겸한 디저트 카페. 메르헨은 ‘숲속 요정’이라는 뜻으로 충남대 미술학과 85학번 출신인 양세히 씨(여)가 엄선한 유명 작가 작품을 카페 한쪽에 전시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미국식·유럽식 파니니와 커피, 그리고 자몽 레몬주스 등을 내놓는다. 미국식 파니니는 셰프가 직접 구운 빵과 신선한 양파, 버섯 고기를 즉석에서 볶아 내놓는다. 별도의 식품제조회사가 카페를 운영하다 보니 바나나식초, 수제레몬청, 커피 등의 질이 뛰어난 편이다.

인근에 있는 더 피아노도 특별한 홍보전략 없이 구전 마케팅만으로 충성 고객이 많은 편. 햄치즈 샌드위치와 스테이크요리, 커피 등이 있다.

월드컵대로변에 있는 올래국수는 제주도고기국수를 맛볼 수 있는 곳. 문을 연 지 2년밖에 안됐지만 점심시간이면 자리가 없어 기다려야 할 때가 많다. 이 집 고기와 국수는 모두 제주에서 공수해온다고. 육수는 돼지사골 뼈를 푹 삶아 만든다. 돼지 잡냄새가 없고 깔끔하며 칼칼한 맛이 난다. 평가단인 황희선 씨(KBS대전총국 방송작가)는 “테이블 수를 늘리기보다는 맛을 지키는 데 집중하고 싶다는 주인장의 고기국수 사랑이 느껴진다”고 소개했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공동기획: 대전시 대전도시철도공사 대전시버스운송사업조합
 
※이 시리즈는 격주 금요일에 게재됩니다. 7월 15일자에는 대전도시철도 갑천역, 월평역, 갈마역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추천하고 싶은 주변 맛집이 있으면 이메일(doyoce@donga.com)로 보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