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위 동양물산, 4위업체 인수 진행… 성사땐 1위 대동공업 넘어설 수도 동양물산 “7월 안에 최종결과”
30일 농기계업계에 따르면 4월 국제종합기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인수 작업을 벌이고 있는 동양물산 컨소시엄은 조만간 최종적으로 계약 체결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동양물산 관계자는 “막바지 작업이 순조롭게 이뤄지면서 이달 안에 결과를 내놓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국제종합기계는 동국제강이 그룹 유동성 확보를 위해 내놓은 계열사로 2011년부터 기업 재무구조 개선작업(워크아웃)이 진행되고 있다.
2조 원대의 국내 농기계 시장은 대동공업이 시장점유율 34.8%로 1950년대 이후 줄곧 1위를 차지하고 있고 LS엠트론(15.6%), 동양물산(15%), 국제종합기계(14.1%)가 그 뒤를 잇고 있다. 이 판도에 한국구보다 등 일본계 기업이 가세하고 있다.
농기계업계의 1위 다툼이 사실상 시작되면서 점유율을 조금이라도 높이기 위한 경쟁이 과열 양상까지 보이고 있다. 농기계업체 관계자는 “수요는 한정돼 있는데 대리점마다 할인 경쟁을 벌이면서 최근에는 가격을 40%까지 깎아서 팔기도 한다”며 “가뜩이나 시장이 어려운데 제 살 깎아먹기 판매를 계속하다가는 공멸할 수 있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농기계업체들의 가격 할인 경쟁에 권장소비자가격이 유명무실해졌다는 판단 아래 7월 1일부터 가격표시제를 전면 시행하기로 했다. 표시된 가격대로만 판매하도록 해 유통 문란 행위를 바로잡겠다는 것이다. 현재 정부는 농기계 구매 시 농기계 총 구입비의 최대 80%까지 저금리로 융자를 지원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농기계 시장의 판도가 바뀌는 지금 이 시기가 업계 차원에서 자발적인 구조조정을 할 적기로 보고 있다. 강창용 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동양물산이 국제종합기계를 인수해서 업체가 하나 줄어든다고 해도 지금처럼 가격만으로 다툰다면 ‘우물 안 개구리’ 신세를 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 규모에 비해 많은 업체가 경쟁하면서 연구개발이 중복되고 ‘규모의 경제’도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업체별로 전문 분야를 나눠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정민지 기자 jm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