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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칼날앞에 깨져버린 ‘공생’

입력 | 2016-07-01 03:00:00

[안철수 사퇴 이후]국민의당 리베이트 의혹 박선숙-김수민




국민의당 선거비용 리베이트 수수 의혹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되면서 박선숙(왼쪽) 김수민 의원의 관계가 꼬일 대로 꼬이고 있다.

4·13총선 과정에서 박 의원과 김 의원은 매우 가까웠다. 각각 당 사무총장과 홍보위원장을 맡아 업무적으로 긴밀한 협조가 필요했지만 공적인 관계 이상이었다는 게 주변의 전언이다. 당 관계자는 “두 사람이 늘 함께 다녀 ‘박 총장이 김 의원을 편애하는 것 같다’고 말하곤 했다”고 말했다.

당의 비례대표 후보 공천 직전인 3월 17일 김 의원이 서울 노원구 안철수 후보 선거사무실을 찾아가 안 전 대표를 만날 때 동행한 사람도 박 의원이었다. 이후 열흘이 채 안 돼 김 의원은 당 선대위 홍보위원장에 임명됐고 비례대표 후보(7번) 공천까지 받았다. 3월 23일 당 지도부 회동에서 김 의원 공천이 확정된 사실을 김 의원의 지도교수인 김모 교수에게 알린 사람도 박 의원이었다.

그러나 검찰 수사 이후 두 사람은 서로를 향해 총을 쏘는 형국이 됐다. 김 의원은 검찰 조사에서 리베이트 수수 의혹에 대해 “왕주현 사무부총장 등 당의 지시대로 처리했을 뿐이고 그게 죄가 되는지도 몰랐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과적으로 박 의원과 왕 부총장에게 책임을 떠넘긴 셈이다. 이 같은 진술은 검찰이 왕 부총장을 구속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검찰이 박 의원의 혐의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확신을 하게 된 배경이 됐다는 얘기도 나온다. 하지만 두 사람은 여전히 자신의 혐의를 부인하면서 김 의원 주장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검찰 주변에선 박 의원과 김 의원이 이른바 ‘죄수의 딜레마’에 빠졌다는 얘기가 나온다. 상대방이 검찰에서 어떤 진술을 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자신의 책임을 피하기 위해 서로 상대에게 불리한 진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한쪽은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 같다”며 “당의 조직적 지시인지, 개인적 일탈인지에 따라 죄질이 달라지는 만큼 수사가 더 진행돼야 결론을 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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