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산 13번째… 역대 최다 139구… 김태형 감독 “말릴 수 없었다”
이미 119개의 공을 뿌린 보우덴(사진)이 9회에도 마운드에 오르자 잠실구장을 가득 채운 두산팬들은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보우덴’을 외쳤다. 마지막 타자 나성범에게 2스트라이크를 먼저 기록한 보우덴은 이후 볼 두 개를 던지며 씨름하다 결국 포크볼로 마지막 헛스윙을 이끌어낸 뒤 두 손을 번쩍 들었다.
두산 보우덴이 30일 잠실 NC전에서 프로야구 통산 13번째, 외국인 투수 3번째 노히트노런을 기록하며 10승을 자축했다. 이날 139개의 공을 뿌린 보우덴은 노히트노런 최다 투구수를 기록했다. 이전 노히트노런 최다 투구수는 지난해 4월 9일 마야(두산)가 넥센전에서 기록한 136개였다. 야수들도 보우덴의 대기록을 위해 몸을 날렸다. 2루수 오재원은 8회 NC 김종호의 날카로운 안타성 타구를 몸을 던져 막아낸 뒤 차분히 1루에 공을 던지며 보우덴이 대기록을 세우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이날 시속 151km의 빠른 공과 낙차 큰 포크볼을 앞세운 보우덴은 삼진 9개를 뺏어내며 NC 타선을 꽁꽁 묶었다. 사사구 4개가 옥에 티였다. 보우덴은 지난달 23일 잠실 kt전부터 14이닝 연속 무피안타 기록도 세웠다.
지난해 마야도 많은 공을 던지며 노히트노런을 기록한 뒤 부진했기에 김태형 감독은 9회 보우덴을 마운드에 올리며 염려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김 감독은 “보우덴의 의지가 너무 확고해 말릴 수 없었다”고 말했다. 보우덴 역시 “마야는 마야고 나는 나다. 내일 조금 더 아프긴 하겠지만 (노히트노런은) 그럴 가치가 있다. 기록은 잊고 또 착실히 다음 등판을 준비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