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강성명·사회부
하지만 부산의 일선 경찰들 사이에서는 강신명 경찰청장과 이상식 부산경찰청장 등 지휘부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명예를 중시하는 경찰 조직이 송두리째 흔들리는 마당에 강 청장이 고작 2개월 남은 임기에 연연해 사의를 표명하지 않고 부산에 화살을 돌린다는 것이다.
한 경찰은 “경찰 조직이 문제는 많지만 이 정도로 이기적이진 않았다”며 “강 청장이 조직과 부하 직원을 생각한다면 본인이 사태를 안고 간다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데 구태 정치인처럼 고개만 숙이고 위기를 모면하려는 모습을 보여 분노를 느낀다”고 말했다. 한 경찰 간부는 “강 청장이 사의 표명 없이 감찰 대상에 스스로를 올린 것은 남은 임기를 마저 채우기 위한 쇼”라고 주장했다. 부산에서는 본청 감찰 인력을 투입한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지금까지 진행한 수사마저 지휘하겠다는 것은 ‘치욕적’이라는 반응이다.
부산지역 시민단체로 구성된 부산학교성폭력대책협의회도 1일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경찰은 구조적인 문제를 직시하지 않고 제 식구를 감싸며 은폐해 온 이 사건이 이슈화되자 또다시 당사자들이 조사하는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경찰청 특조단의 조사가 진정성을 의심받고 ‘셀프 감찰 쇼’라고 비판받는 마당에 특조단이 앞으로 강 청장과 이 청장 등에 대해 징계를 내린다고 해도 이에 공감하는 국민이 과연 몇이나 될지 의구심이 든다.
부산=강성명·사회부 sm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