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중앙은행 경제살리기 총력 中, 위안화 가치 0.28% 절하… 英 “올여름 통화정책 완화 필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가운데 각국 중앙은행이 돈 풀기에 나서 세계적인 ‘환율 전쟁’이 시작될 조짐이다. 진원지인 영국을 비롯해 중국과 일본 등 주요국이 자국의 화폐 가치를 낮춰 얼어붙은 경기를 살리면서 수출 경쟁력을 높이려는 것이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국은행(BOE)의 마크 카니 총재는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기자회견을 갖고 “당분간 경기 불확실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경제 전망이 악화돼 올여름 일부 통화정책의 완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경제성장을 지지하는 데 필요한 모든 행동을 할 것”이라며 “수주일 동안 통화와 금융 안정을 위한 수많은 다른 조치를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유럽발(發) 경기 침체를 우려한 중국 런민(人民)은행은 1일 미국 달러화 대비 위안화 가치를 전날에 비해 0.28% 절하했다. 국제금융시장에서는 런민은행이 조만간 위안화 가치를 추가 절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엔화 강세 행진에 고심하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도 지난달 30일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영국과 EU가 협력해 시장 불안을 해소할 분명한 메시지를 신속히 내달라”고 요구했다. 엔화 강세를 진정시키려는 긴급 조치다.
국내 금융시장에선 브렉시트 충격을 거의 회복한 분위기다. 1일 코스피와 원-달러 환율은 모두 브렉시트 이전(지난달 23일) 수준으로 돌아왔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국내 금융시장은 혼란이 진정됐지만 브렉시트 후속 움직임이 있을 때마다 경기가 불안한 조짐을 보일 것”이라며 “환율 전쟁의 피해를 막으려면 다른 국가의 완화 기조에 맞춰 유연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 베이징=구자룡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