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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지개 켜는 수출… “경기회복세 판단은 일러”

입력 | 2016-07-02 03:00:00

6월 2.7% 감소… 17개월만에 최저, 기업경기-소비는 반등 기미 안보여
1∼5월 稅수입 19조 원 늘었지만… 브렉시트 안개 계속 땐 안심 못해




지난달 수출 감소폭이 월간 기준으로 올 들어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산업생산도 최근 반등 기미를 보이면서 실물경기가 회복 국면에 접어든 게 아니냐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내놓은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6월 수출액은 453억 달러(약 51조9591억 원)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7% 줄었다. 역대 최장 기간인 18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긴 했지만, 감소폭은 작년 1월(―1.0%) 이후 1년 5개월 만에 가장 작았다. 원화로 환산한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2.4% 늘어 2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정승일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하루 평균 수출액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원화 기준 수출액도 증가세로 반전하면서 한국 수출이 회복 모멘텀을 만들어 가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생산 관련 지표도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5월 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1.7% 증가하며 2015년 2월(1.9%) 이후 가장 많이 늘었다. 제조업 평균가동률(72.8%)도 4월보다 1.5%포인트 증가했다. 공장 가동률이 높아져 제품이 많이 만들어지고, 이 제품들의 수출이 늘어나는 선순환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이를 본격적인 경기 회복세로 판단하기에는 아직 불안하다는 지적이 많다. 무엇보다 기업, 개인 등 경제 주체들의 심리가 불안하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기업 체감경기를 나타내는 6월 제조업 기업경기실사지수는 두 달째 제자리였고, 소비자들이 6개월 후 경기 상황을 진단하는 향후경기전망지수는 4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발표되는 공식 지표와는 달리 여전히 향후 경기를 어둡게 보는 견해가 우세하다는 뜻이다.

정부 판단도 다르지 않다. 국세청에 따르면 올 1∼5월에 거둔 세수(稅收)는 108조900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조9000억 원 증가했다. 하지만 이는 지난해 4분기(10∼12월)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충격에서 벗어나기 위해 정부가 도입한 각종 소비 진작책 덕분이라는 분석이 많다. 또 ‘마른 수건 쥐어짜기’에 나선 기업들의 작년 영업이익이 반짝 호조를 보여 법인세가 많이 걷힌 이유도 있다.

정부 내부에서는 올 6월부터 연말까지 7개월간 징수할 세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5조 원 안팎 줄어들 수 있다는 자체 전망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재부 고위 관계자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에 따른 불확실성과 최근 시작된 소비 둔화 및 부동산 거래 감소 등을 감안하면 하반기에는 세수 여건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세종=이상훈 january@donga.com / 정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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