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현대 새 외국인선수 멘디는 2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벌어진 수원삼성과의 홈경기 후반 49분 짜릿한 2-1 역전골을 터트리며 화끈한 K리그 신고식을 치렀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새 외국인선수 멘디 첫 출장 결승골
울산 역전승으로 우승경쟁 다크호스
추가시간 2골 역전패로 최악의 결과
서정원 감독은 경기후 팬들에게 사과
K리그 클래식(1부리그) ‘전통의 명가’로 꼽히는 울산현대와 수원삼성이 2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18라운드 맞대결을 펼쳤다. 직전 17라운드에서 울산은 포항 스틸러스에 0-4, 수원은 광주FC에 0-2로 각각 덜미를 잡혔던 터라 승점 3점에 대한 간절함은 똑같았지만, 승리의 여신은 마지막 순간 울산의 손을 번쩍 들어줬다. 전반 10분 정동호의 자책골로 어이없이 실점한 울산은 후반 47분 이재성, 49분 멘디의 연속골로 짜릿한 2-1 역전승을 거뒀다.
윤정환 감독 부임 2년째를 맞은 울산은 올 시즌 초반의 부진을 털어내고 5월 21일 수원과의 11라운드 맞대결에서 4-2 로 승리한 이후 3연승을 달렸다. 14라운드 전남 드래곤즈전에서 1-3으로 져 주춤했지만, 15라운드와 16라운드에서 수원FC와 성남FC를 잇달아 격파했다. 한골차라도 리드를 잡으면 수비 위주로 플레이해 ‘잠그는 축구’란 비난을 사기도 했지만, 착실히 승점을 보태며 어느새 전북현대와 FC서울의 양강 구도를 깰 다크호스로 등장했다. 그러나 0-4 대패로 끝난 포항전은 뼈아팠다. 체력안배를 위해 주전들을 빼고 포항전 엔트리를 꾸렸다가 망신을 당하며 휘청거렸다.
2일 수원전에서 정동호의 자책골로 패했더라면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 수도 있었다. 추가시간 연속골로 일군 대역전승이 어느 때보다 값진 이유다. ‘수비축구’란 거북한 시선도 어느 정도 걷어내는 부수입을 올렸다. 더욱이 새 외국인선수 멘디가 첫 출장에서 결승골을 터트린 것은 앞으로 큰 힘이 될 수 있다. 지난 시즌 상위 스플릿 진출에 실패했던 울산이기에 올 시즌 행보는 더욱 관심을 모은다.
● 팬들 앞에 고개 숙인 서정원 감독
수원은 올 시즌 유독 경기 막판 집중력 부족으로 골을 내주면서 ‘이길 경기를 비기고, 비길 경기를 내주는’ 악순환을 되풀이해왔다. 울산전은 ‘이길 경기를 패한’ 최악의 결과였다. 수원 서정원 감독도 “90분간 이기다 5분을 졌다”며 자책했다. 지난 두 시즌 연속 클래식 준우승을 차지했던 수원은 어느새 하위 스플릿 탈락을 걱정해야 할 처지가 됐다. 7월 대반격의 선봉장이 돼주길 기대했던 새 외국인선수 조나탄은 울산전 후반 19분 투입됐지만 공격 포인트 생산에 실패했다. 나란히 데뷔전을 치른 울산 멘디가 결승골을 뽑은 것과 비교하면 아쉬움은 더 크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