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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 “하반기 해외영업 전망 어둡다”

입력 | 2016-07-04 03:00:00

[한국경제 ‘나랏돈 의존증’]해외법인 글로벌BSI 88.5 그쳐… 中성장둔화-브렉시트로 타격
국내 3분기 BSI도 다시 하락세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여파로 기업들은 국외와 국내 모두에서 올 하반기(7∼12월) 경기를 어둡게 전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회원사 해외법인 251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글로벌 및 교역대상국 경기전망지수(BSI)’에 따르면 하반기 글로벌 BSI는 88.5로 ‘경기가 상반기(1∼6월)보다 악화될 것’이라고 전망하는 기업이 많았다. BSI가 100보다 크면 상반기보다 하반기 경기가 나아질 것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고, 100보다 작으면 그 반대다. 글로벌 BSI는 해외법인의 현지 경기 전망이다.

하반기 전망을 부정적으로 보는 주요 이유는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와 영국의 EU 탈퇴 결정이다. 중국에서는 철강 등 주요 공급과잉 산업에 대해 정부가 적극적인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경기 경착륙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브렉시트로 인한 세계 금융시장 불안과 글로벌 소비경기 위축은 수출 중심의 한국 경제에 적잖은 타격을 줄 것으로 여겨졌다.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보호무역주의도 기업 경영을 더 어렵게 만드는 원인으로 지목됐다. 해외법인 4곳 중 1곳이 “외국 기업에 대한 현지 규제가 더 심해졌다”고 답했다. 국내 한 화장품업체는 “중국에 법인이 없는 화장품업체는 보따리상을 통해 수출을 하고 있는데, 중국 정부가 최근 자국 화장품산업 보호 명목으로 이들에 대한 감독을 강화해 수출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엄치성 전경련 국제본부장은 “신(新)고립주의 같은 보호무역주의 기조가 더 확산되면 세계 교역량 감소로 한국 경제의 근간인 수출이 흔들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전국의 국내 기업 2400여 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3분기 BSI 조사’에서도 3분기(7∼9월) BSI는 85에 그쳤다. 분기별 BSI가 1분기(1∼3월) 81에서 2분기(4∼6월) 91까지 올랐지만 다시 하락세로 꺾인 것이다. 광역자치단체별로는 대구(73), 울산(76), 인천(77), 광주(78)에서 특히 부정적 전망이 강했다. 대외 여건이 악화된 데다 조선·해운업 구조조정에 따른 충격이 국내 경기 전반으로 번지고 있기 때문이다. BSI가 100을 넘은 곳은 16개 광역지자체(세종 제외) 중 강원(117), 제주(110), 전남(107) 등 3곳에 불과했다.

전수봉 대한상의 경제조사본부장은 “기업의 자구적 노력과 함께 정부와 국회의 발 빠른 대책 마련이 요구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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