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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보료 매달 10만원 내고 17만원 혜택

입력 | 2016-07-04 03:00:00

[수술대 오르는 ‘건보료 불평등’]심장질환 7.5배-뇌혈관질환 7.3배… 지역가입자 하위 20%는 12배 혜택




지난해 국민건강보험 가입자는 월평균 약 10만 원의 보험료를 내고 약 17만 원의 보험 혜택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저소득층일수록 혜택이 컸다. 특히 지역가입자 하위 20%의 혜택이 매우 컸다. 반면 보험료 증가 폭에 비해 혜택의 증가 폭은 미미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이 같은 내용의 ‘2015년 보험료 부담 대비 급여비 현황 분석’ 결과를 3일 발표했다. 가구당 월평균 보험료는 9만9934원이고 급여비는 16만8725원으로 나타났다. 급여비는 환자가 의료기관이나 약국 등을 이용할 때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지불하는 비용이다. 건강보험 혜택이 납부 금액의 약 1.7배인 셈이다.

질환별로 보면 심장질환 7.5배, 뇌혈관질환 7.3배, 희귀질환 3.9배, 암질환 3.4배로 4대 중증질환이 경증질환(0.4배)에 비해 혜택이 훨씬 컸다.

저소득층일수록 낸 보험료에 비해 더 큰 혜택을 받았다. 보험료는 소득에 따라 5단계로 부과한다. 그런데 빈곤층인 보험료 하위 20%는 월평균 2만5366원을 내고 12만8431원의 혜택을 받았지만(5.1배) 중산층 이상인 상위 20%는 23만1293원을 내고 24만8741원의 혜택을 받아 별 차이가 없었다(1.1배).

지역가입자의 하위 20%는 납입한 보험료 대비 11.7배의 혜택을 받았다. 직장가입자 하위 20%의 보험 혜택(3.9배)보다 크게 높은 수치다. 건강보험의 순기능인 소득 재분배와 공적 부조의 효과를 보여준 셈이다.

지난해 의료기관과 약국 등을 한 번도 이용하지 않은 사람은 273만 명으로 분석 대상 3843만 명 중 7.1%를 차지했다. 보험료 상위 20% 중에서는 의료 비이용자의 비율이 5.6%에 그쳤지만, 보험료 하위 20%에서는 8.7%에 이르렀다. 또 지역가입자 중 의료 비이용자의 비율은 10.8%로 직장가입자(5.5%)보다 높았다. 이들은 아파도 경제적 부담 등으로 병원에 가지 않는 것으로 분석된다.

또 보험료가 2011년 8만3788원에서 2015년 9만9934원으로 늘었지만 같은 기간 급여비는 15만780원에서 16만8725원으로 증가하는 데 그쳤다. 보험료 대비 급여비의 비중은 1.8배에서 1.7배로 오히려 줄었다.

이지은 기자 smil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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