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윗집 노부부 찔러 1명 숨져
아파트 층간소음에 불만을 품은 30대 남성이 60대 부부에게 흉기를 휘둘러 부인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3일 경기 하남경찰서에 따르면 2일 오후 5시 49분 하남시 신장동의 한 아파트(23층) 21층 A 씨(68)의 집 안방에서 아래층에 사는 김모 씨(34)가 A 씨의 팔과 옆구리를 찔렀다. 이어 김 씨는 A 씨 부인(67)의 복부를 흉기로 찌른 뒤 달아났다. A 씨는 피습 직후 119에 신고했다. 부부는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부인은 50여 분 뒤 숨졌다. A 씨는 현재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김 씨가 범행 직후인 오후 5시 55분경 자신의 집에서 옷을 갈아입고 아파트 밖으로 빠져나가는 장면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보했다. 범행에 사용된 흉기는 A 씨 집에서 발견됐다.
피해자 A 씨는 경찰에서 “갑자기 김 씨가 집 안으로 들어와 흉기를 들고 마구 찔렀다”며 “한 달 전쯤 김 씨가 ‘소음 때문에 시끄럽다’며 집에 찾아온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김 씨의 가족은 경찰에서 “윗집이 평소에는 조용했는데 가끔 아이들 뛰는 소리가 들려서 아들이 찾아가 항의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A 씨 부부는 1년 전 이 아파트로 이사 왔다. 김 씨는 그동안 특별한 직업 없이 집에서 주로 생활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층간소음으로 인한 갈등이 중요한 범행 동기인 것으로 보인다”며 “아파트 주변 CCTV 등을 확인해 달아난 김 씨를 추적 중이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7월에도 경기 부천시의 한 연립주택에서 40대 남성이 이웃에게 흉기를 휘둘러 20대 남성이 숨지는 등 층간소음 갈등으로 인한 강력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하남=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 /신동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