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뻥 뚫린 버스… 탁트인 한강… 스트레스 싹! DDP~강남 잇는 시티버스 타보니

입력 | 2016-07-04 03:00:00

서울숲공원-롯데타워 등 관광명소… 지붕없는 2층버스 타고 29.5km 여행
교통체증-외국어 서비스엔 아쉬움




1일 잠실대교를 건너는 서울 시티투어버스 2층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한강 풍경을 감상하고 있다. 7월부터 서울 강북과 강남을 오가며 주요 관광지를 들르는 ‘하이라이트 코스’의 시티투어버스 운행이 시작됐다. 강승현 기자 byhuman@donga.com

서울 시티투어 버스가 1일부터 강남 지역 운행을 시작했다. 2000년 10월 선보인 서울 시티투어 버스는 그동안 광화문 명동 등 강북 지역에서만 운행돼 ‘반쪽 투어’에 그쳤다. 그러나 강남 지역 운행을 원하는 외국인 관광객이 늘면서 올 3월 강남북을 오가는 새 코스 신설이 결정됐다.

○ 강남 명소 골라 가는 ‘하이라이트’ 코스

1일 오전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근처 서울 시티투어 버스 정류장. 관광객 20여 명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강북을 출발해 잠실대교를 건너 강남으로 향하는 시티투어 버스의 첫 정식 운행이다.

이 코스의 이름은 ‘하이라이트’. 서울 시티투어 버스의 7번째 노선이다. 그동안 시티투어 버스의 코스는 강북의 전통문화를 느낄 수 있는 곳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하지만 이날 첫선을 보인 코스는 서울숲공원과 한강 뚝섬유원지, 잠실롯데월드타워 등 강북뿐 아니라 강남의 주요 명소까지 들른다. 하이라이트라는 이름이 붙은 이유다. 운행 거리는 총 29.5km. 한 바퀴를 도는 데 약 1시간 45분이 걸린다.

DDP 정류장에서 탄 관광객은 대부분 2층에 자리를 잡았다. 새로운 코스를 간다는 기대감에 들뜬 분위기였다. 성수동 수제화거리처럼 관광과 쇼핑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곳이 인기를 끌었다. 특히 버스가 한강을 건너 강남의 새로운 랜드마크인 롯데월드타워로 향하자 관광객들은 일제히 카메라와 스마트폰을 꺼내들었다. 루마니아에서 온 관광객 크리스타 씨(23·여)는 “우리처럼 시간이 많지 않은 관광객에게는 강북과 강남을 함께 돌아보는 시티투어 버스가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비가 간간이 내리는 궂은 날씨인데도 시티투어 버스가 운행하는 내내 2층(43석) 자리는 70%가량 차 있었다.

○ 외국어 서비스 보완 등 개선할 점도 많아

아쉬운 점도 눈에 띄었다. 한국어와 영어 일어 중국어 등 4개 언어로 서비스가 이뤄졌지만 장소 이름과 간단한 설명이 전부였다. 장소에 따라 일부 외국어 설명은 빠져 있기도 했다. 터널을 지날 때는 소음 때문에 거의 들을 수 없었다.

하이라이트 코스의 주제는 쇼핑 랜드마크 휴식. 그러나 새로 포함된 한양대와 건국대의 경우 역사나 의미 등 이른바 ‘스토리텔링’이 없어 관광객들의 흥미를 끌지 못했다. 단지 사람이 많이 모이는 번화가와 다를 바 없었다. 전체 10개 정류장 가운데 서울숲공원과 한강 뚝섬유원지, 올림픽공원 등 비슷한 공원이 3곳이나 되는 것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피할 수 없는 도심 체증도 해결 과제다. DDP를 출발한 버스는 여러 차례 차량 행렬에 막혀 가다 서다를 반복했다. 휴가차 한국을 찾은 필리핀 출신 렉시 씨(24·여)는 “교통 체증 속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하는 게 아쉬웠다”라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새로운 코스 개설로 시티투어 버스를 이용하는 관광객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라며 “지속적으로 문제점을 보완해 서비스 수준을 높이겠다”라고 말했다.

강승현 기자 byhu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