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진출두… 조사받은 내용은 안밝혀… 전당대회 앞두고 논란 정면돌파 의지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장관 재직 당시 규정을 어기고 중요 기밀을 개인 e메일로 처리한 혐의로 2일 연방수사국(FBI)의 조사를 받았다. 클린턴 선거캠프는 “클린턴 전 장관이 오늘 오전 자발적으로 (FBI) 조사를 받았다”며 “다만 조사 과정에 대한 존중 차원에서 상세 내용은 언급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클린턴 전 장관이 자발적으로 조사를 받은 것은 당 대선 후보를 확정하는 전당대회(25∼28일)가 3주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자신의 발목을 잡는 e메일 논란을 정면 돌파하기 위한 것으로 읽힌다.
클린턴 전 장관은 이날 워싱턴에 있는 FBI 본부에서 약 3시간 반 동안 조사를 받았다. 조사를 마친 뒤 MSNBC방송 인터뷰에선 “e메일에 관해 면담을 진행했다. (FBI가) 조사를 마치는 데 도움을 주게 돼 기쁘다”라고 심경을 밝혔다. 클린턴 전 장관은 오후 공식 일정을 잡지 않고 남편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뉴욕으로 건너가 인기 뮤지컬 ‘해밀턴’을 관람했다.
국무부는 지금까지 클린턴 전 장관이 개인 e메일로 사용한 약 3만 건의 e메일 내용을 공개했다. 하지만 1월 개인 e메일 중 22건이 “1급 비밀 범주에 해당한다”며 공개 불가 방침을 밝혀 논란이 일었다. 더군다나 지난달 27일 남편 클린턴 전 대통령이 로레타 린치 법무장관과 만난 사실이 드러나 “공정한 수사를 침해한다”는 비판이 일었다. FBI가 수사를 맡지만 기소 여부를 최종 결정하는 것은 법무부 몫이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