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안드로이드 7.0 '누가'의 7가지 기능

입력 | 2016-07-04 12:09:00


구글의 차세대 모바일 운영체제 안드로이드N의 이름이 안드로이드 7.0 '누가(Nougat)'로 확정됐다. 누가는 견과류와 설탕을 버무린 서양식 디저트다.

누가는 사용자가 체감할 수 있을 만큼 많은 것이 변한 운영체제다. 가상현실(VR), 성능 및 게임 최적화, 멀티태스킹 강화, 화면 해상도 조절, 자연스런 업데이트, 전력 및 데이터 절감, 개인정보 보호 등 누가에 추가된 7가지 기능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안드로이드 7.0 누가 (사진=구글)


누가, 가상현실에 최적화된 운영체제

누가는 구글의 가상현실 플랫폼 '데이드림(Daydream)'을 지원한다. 데이드림은 구글이 공개한 가상현실 플랫폼이다. 저렴하게 가상현실을 경험할 수 있는 '카드보드'와 달리 양질의 가상현실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한 고급 플랫폼이다(가격이 제법 비쌀 것이란 얘기다). 누가를 탑재한 스마트폰, 데이드림 헤드셋, 데이드림 컨트롤러로 구성되어 있다.

누가 속에는 데이드림 관련 사용자 환경과 API가 기본 탑재되어 있다. 누가 스마트폰을 데이드림 헤드셋에 연결하면 데이드림의 가상현실 사용자환경이 자동 실행된다.

올해 연말 여러 제조사에서 데이드림을 지원하는 스마트폰을 출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LG전자, 화웨이, 샤오미, ZTE, 에이수스, 알카텔 등 소니를 제외한 거의 대부분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제조사가 참여한다. 삼성전자는 페이스북(오큘러스VR) 뿐만 아니라 구글의 가상현실 플랫폼에도 참여하는 점이 흥미롭다.

데이드림을 이용하려면 누가, USB C 단자, 고성능 AP 등이 반드시 필요하다. 때문에 기존 스마트폰의 경우 운영체제를 누가로 업그레이드하더라도 데이드림을 이용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데이드림을 지원한다고 알려진 스마트폰은 넥서스 6P가 유일하다.

데이드림을 위한 콘텐츠 제작도 시작된 상태다. 가상현실 콘텐츠는 크게 동영상 콘텐츠와 게임 콘텐츠로 나눌 수 있다. 일단 구글은 동영상 콘텐츠에 집중한다. 유튜브, 구글 플레이 무비, 구글 3D 스트리트 등을 가상현실로 경험할 수 있다.

가상현실 동영상 및 사진은 훌루, 넷플릭스, 아이맥스, MLB, NBA, CNN, 월스트리트저널, 뉴욕타임즈 등이 제공한다. 가상현실 게임은 EA, 유비소프트, 엔드림스 등 대규모 게임 개발사와 인디 게임사가 공급한다. 가상현실 콘텐츠는 데이드림에 내장된 구글플레이 스토어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성능 및 게임 최적화: 업데이트만 하면 3D게임이 '쌩쌩'

누가는 성능 최적화를 통해 하드웨어 사양이 같아도 기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보다 더욱 뛰어난 퍼포먼스(성능)를 보여준다. JIT(Just It Time) 컴파일러를 ART(안드로이드 런타임)에 추가해 안드로이드 6.0 마시멜로 대비 앱 설치 속도를 75%, 앱 실행 속도 및 퍼포먼스를 1.5~3배 가까이 향상시켰다. 자바8을 지원하고 오픈GL 3.2를 적용해 앱 개발도 한층 쉬워졌다. 앱 코드의 사이즈도 기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대비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또한 차세대 3D 그래픽 API '벌칸(Vulkan)'을 공식 지원한다. 칸 API는 오픈GL ES를 대체하기 위해 크로노스 그룹이 개발한 차세대 3D 그래픽 API다. 벌칸 API를 활용하면 CPU 오버헤드가 감소하기 때문에 싱글 코어에서 드로우 콜(Draw-call) 처리량이 기존 오픈 GL ES 대비 10배 가까이 향상된다. 멀티 코어에서도 무거운 드로우 콜 앱의 성능이 향상된다. 쉽게 설명해 운영체제를 누가로 업그레이드하기만 해도 3D 게임의 그래픽과 프레임이 크게 향상된다는 것이다(해당 게임이 벌칸 API를 지원하는 경우에 한정). 벌칸 API는 현재 갤럭시S7만이 지원하는 상태이지만, 누가부터는 모든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 벌칸 API를 지원하게 된다.

멀티태스킹 강화: 체감상 변화는 적어

누가는 멀티태스킹 기능도 강화된다. 이제 화면을 반으로 분할해서 한 화면에서 2개 이상의 앱을 실행할 수 있다. 스마트폰의 경우 보통 2개, 태블릿PC는 최대 3~4개의 앱을 실행할 수 있다. 유튜브, 트위치, 아프리카TV 등으로 동영상을 감상하면서 다른 작업을 처리하는 것이 가능하다. 앱을 동시에 여러 개 실행할 수 있기 때문에 글이나 그림을 드래그&드랍으로 옮기는 것도 한층 쉬워진다.

앱 전환 속도도 한층 빨라진다. 멀티태스킹 버튼을 두번 빠르게 누르면 이전에 실행했던 앱으로 전환된다. 윈도우의 알트+탭과 유사한 기능이다.

다만 이러한 멀티태스킹 기능은 제조사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에 별도로 추가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사용자가 체감할 수 있는 변화는 크지 않을 전망이다.

저시력자를 위한 화면 해상도 조절 추가

누가는 PPI(화면 인치당 픽셀 수)를 조절할 수 있는 기능이 추가된다. PC에서 화면 해상도를 조절하는 것과 유사한 기능. PPI를 향상시키면 한 화면에 표시되는 글씨나 그림의 양이 늘어나지만, 크기는 줄어든다. PPI를 낮추면 한 화면에 표시되는 글씨나 그림의 양은 줄어들지만, 크기는 훨씬 커진다. 스마트폰의 글씨, 그림, 아이콘의 크기가 너무 작아서 곤란함을 느낀 중장년층과 저시력자들에게 유용한 기능이다.

운영체제 업데이트에 부담을 느끼는 사용자 위한 자연스러운 업데이트

누가는 크롬 웹 브라우저처럼 사용자가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운영체제 업데이트를 진행하는 자연스러운 업데이트 기능이 추가된다. 구글은 업데이트 시간에 부담을 느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업데이트하지 않는 사용자가 많다는 설문조사 결과에 충격을 받고 이 기능을 개발했다.

원리는 간단하다. 스마트폰 속에 운영체제를 위한 두 개의 파티션(파일 설치 공간)을 만든 후 각각의 파티션을 번갈아가면서 이용하는 것이다. 하나의 파티션에서 스마트폰을 실행하는 동안 다른 파티션은 파일을 내려받아 자동 업데이트된다. 스마트폰을 다시 켜면 최신 버전의 파티션에서 운영체제가 실행된다. 사용자 입장에선 재부팅만으로 최신 운영체제를 경험할 수 있게 되니 매우 편리한 기술이다.

다만 이 기능은 운영체제를 위한 두 개의 파티션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운영체제의 용량이 늘어나는 단점이 있다. 또, 스마트폰이 설계 단계부터 자연스러운 업데이트 기능을 감안해 만들어져야 하기 때문에 기존 스마트폰에선 이 기능을 이용할 수 없다. 올해 말에 출시되는 최신 스마트폰부터 지원할 예정이다.

전력 및 데이터 절감 기능 추가

누가는 아껴야 할 것을 아껴주는 운영체제다. 전력과 데이터 절감 기능이 한층 강화되었기 때문이다. 일단 대기모드에서 전력 소모가 더욱 줄어든다. 구글은 iOS 못지 않은 스마트폰 대기 시간을 보여주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또, 전력 소모량이 많은 앱을 확인한 후 해당 앱의 전력 소모를 강제로 중지시키는 기능도 추가된다.

데이터 절약 기능을 운영체제 레벨에서 지원하는 점도 눈에 띈다. 와이파이 상태에선 일반적으로 데이터를 이용하지만 LTE 등 유료 데이터 통신 환경에선 데이터 절약을 위한 다양한 기능이 자동 실행된다. 동기화 기능이 정지되고, 웹 브라우저에서 고해상도 이미지는 클릭해야만 확인할 수 있게 된다. 또, 데이터 소모가 심한 앱을 확인한 후 운영체제가 해당 앱을 강제 종료시키는 기능도 추가된다.

크롬 브라우저에도 데이터 절약 기능이 추가된다. 구글 서버에서 해당 홈페이지의 데이터를 압축한 후 사용자에게 전달하는 기능이다. 오페라SW에서 제공하는 오페라 미니, 오페라 맥스와 동일한 기능이다. 이를 통해 웹 서핑 시 데이터 소모를 최대 1/10 수준까지 줄일 수 있다고 구글 관계자는 밝혔다.

개인정보 보호에도 신경써

누가는 시작화면 암호화, 폴더 잠금 등 개인정보(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한 기능이 추가된다. 기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는 시작화면의 암호를 풀지 않아도 메시지의 내용 일부를 읽을 수 있는 보안 문제가 있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스마트폰에 암호를 입력하기 전까지 모든 알림과 메시지를 확인하지 못하도록 막는 '다이렉트 부트' 기능을 추가했다. 해당 기능을 활성화하면 그 누구도 시작 화면에서 알림과 메시지의 일부를 읽을 수 없다.

또한 기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는 시작화면에서 암호만 입력하면 스마트폰 저장소에 자유롭게 접근해 파일을 열람할 수 있는 문제가 있었다. 때문에 누가는 개별 폴더를 암호화해 해당 폴더 내부를 볼 수 없게하는 '폴더 잠금' 기능이 추가된다. 암호를 입력하기 전까지 해당 폴더 속에 어떤 파일이 있는지도 확인할 수 없고, 해당 폴더의 용량도 파악할 수 없다. 특정 앱이 잠겨있는 폴더에 접근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이 7가지 기능 외에도 시력 보호를 위한 나이트 비전 모드가 추가되는 점이 눈에 띈다. 이 모드를 활성화하면 눈을 피로하게 하는 청색광을 제거한다. 화면 색감이 오래된 종이처럼 바래며, 오래 사용해도 눈의 피로가 덜하다.

누가는 늦은 여름(8월 말~9월 초) 공식 출시될 예정이며, 누가의 모든 기능을 이용할 수 있는 스마트폰은 10월부터 등장할 전망이다.

동아닷컴 IT전문 강일용 기자 ze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