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의 유력 일간지인 라 나시온의 뉴스룸. 협업이 필요한 콘텐츠 제작인력들을 원형 형태로 근무하도록 배치했다. 비디오 뉴스 강화 전략에 따라 뉴스룸 내부에 스튜디오를 운영하는 것도 특징이다.사진 출처 세계편집인포럼
한 때 기자들만의 영역이었던 뉴스룸이 변화하고 있다. 정보기술(IT) 개발자와 디자이너가 ‘뉴스제작 인력’으로서 기자들과 함께 일하는가 하면, 마케팅 담당자들까지 뉴스룸으로 들어오고 있다. 또 뉴스룸의 ‘허브(Hub)’를 중심으로 협업이 긴밀한 인력들의 재배치도 가속화하고 있다.
이런 뉴스룸의 변화는 지난달 12일부터 사흘간 콜롬비아 카르타헤나에서 열린 2016년 세계편집인포럼 및 세계뉴스미디어총회에서도 확인됐다. 정보기술(IT)의 활용과 플랫폼의 선택도 중요한 문제지만 가장 기본이 되는 전제는 ‘경쟁력 있는 콘텐츠’이며, 콘텐츠 생산의 엔진은 뉴스룸이기 때문이다.
‘차세대 뉴스룸’의 구체적인 사례도 여럿 소개됐다. 일관된 흐름이 있다면 뉴스룸이 더 이상 ‘기자들만의 공간’에 머물러 있지 않다는 점이다. 뉴스룸 내부와 외부의 장벽을 허물면서 협업을 고도화하고 있는 것이다.
매트 머레이 월스트리트저널(WSJ) 부국장은 “뉴스룸에 20명 이상의 정보기술(IT) 개발자와 디자이너를 상주시키고 있다”며 “이들은 모바일에서 종이신문에 이르기까지 뉴스 소비를 최적화하는 기술적, 디자인적 실험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WSJ는 10년간 뉴스룸을 혁신하면서 저녁 7시에 신문을 발간하고, 아침 7시에 모바일 뉴스를 업데이트하는 쪽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며 “프린트에서 디지털로의 전환은 아직도 진행 중이며, 두 가지 포맷 사이의 조화가 여전히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마케팅 전문가 10명을 뉴스룸에서 기자들과 협업하는 방향으로 개편했다. 마케팅 전문가들은 △실시간 뉴스 소비 성향을 분석하고 △종이신문에서 소셜미디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플랫폼에서 잠재 독자를 추가로 찾아내며 △FT 기사가 ‘타깃 독자’에게 정확히 도달하는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아일랜드의 인디펜던트 뉴스앤미디어 그룹의 뉴스룸은 ‘이노베이션 허브’를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서 일하는 이노베이션팀은 콘텐츠를 활용해 신사업을 기획하고 실행하는 역할을 맡는다.사진 출처 인디펜던트 뉴스앤미디어 그룹
●‘허브를 중심으로 헤쳐모여!’
뉴스룸 내부에 ‘허브’를 마련하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올해 1월 신사옥으로 이전하면서 뉴스룸 내부에 ‘유니버설 허브’를 마련했다. 홈페이지 에디터와 프로듀서, 사진·영상 에디터, 콘텐츠 에디터들이 함께 일하는 공간으로 뉴스룸 한 복판에 있다.
아르헨티나의 유력지인 라 나시온도 뉴스룸 내부에 협업이 긴밀한 인력들을 원형 구조로 배치했다. 카를로스 기요 편집국장은 “뉴스룸 환경을 새롭게 구축하고 적응하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며 “뉴스룸 안팎의 보이지 않는 장벽을 없앨 때 더 좋은 정보가 생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일랜드의 미디어그룹인 인디펜던트 뉴스앤미디어는 뉴스룸에 ‘이노베이션 허브’를 운영하고 있다. 이 허브에 배치된 이노베이션팀은 뉴스의 제작과 전달을 넘어 뉴스를 활용한 신사업을 기획하고, 매출 증대로 연결시키는 ‘싱크탱크’ 역할을 맡고 있다.
카르타헤나(콜롬비아)=차지완 기자 c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