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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애물단지 폐광의 ‘황금빛 변신’

입력 | 2016-07-05 05:45:00

광명동굴 주요 공간은 이곳이 과거 금·은을 채굴하던 광산이었다는 역사적 배경과 동굴에 대해 사람들이 갖고 있는 이미지와 환상을 아이디어화 한 것이 특색이다.-1972년까지 수백kg의 금을 생산했던 사실에 착안해 조성한 40m의 황금길- 자신의 소원을 적어 소망의 벽에 걸어두는 황금패들- 어린이 광산 체험 프로그램인 광부 모자 꾸미기.- 와인동굴에서는 저장중인 국산 와인을 시음하는 코너도 있다.(왼쪽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광명|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 시원한 바람이 솔솔…올 여름엔 광명동굴로!

문화·예술 콘텐츠 결합해 새로운 공간 창조
와인동굴·황금패 달기 등 방문객들에 인기
서울 도심에서 1시간 이내…접근성도 좋아

“찬 옌 크인파이 탕 릉.”(동굴 바람이 너무 시원해요.)

지난 토요일 오전, 짙푸른 녹음이 우거진 산자락에 위치한 동굴 입구에 도착한 외국인 관광객들의 입에서 탄성이 터졌다. 이들은 국내 모 보험사의 현지 합작법인이 진행한 인센티브 투어로 한국을 찾은 태국 관광객들. 서울 도심에서 불과 차로 40분 거리에 이렇게 숲과 동굴이 어우러진 곳이 있을 것이라 예상하지 못했는지, 다들 연신 스마트폰과 카메라로 사진을 찍으며 즐거워했다. 이들에게 이처럼 한국여행의 색다른 재미를 제공한 이곳. 바로 서울 근교 광명시에 있는 광명동굴이다.

● 40년 애물단지 폐광, 발상의 전환으로 관광상품화

유료화로 전환해 재개장한 지 1년3개월 밖에 안됐지만, 이미 광명동굴은 수도권에서 에코·문화 투어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명소로 자리 잡았다. 광명동굴을 담당하는 광명시 테마개발과의 정찬수 주무관은 “장마철에 접어든 요즘도 하루 3000명 안팎의 방문객이 온다”며 “외국인 관광객도 많을 때는 300∼400명까지 방문한다”고 소개했다.

사실 광명동굴은 석회동굴인 삼척의 환선굴이나 단양의 고수동굴, 용암동굴인 제주 만장굴처럼 자연적으로 생성된 곳이 아니다. 이곳의 모태는 1912년부터 금·은·아연·동 등의 광물을 채굴하던 시흥광산. 60년간 광산으로 운영하다가 1972년 폐광한 후에는 새우젓을 보관하는 것 외에 별다른 활용도를 찾지 못하고 방치됐다.

40년 가까이 애물단지 취급을 받던 폐광이 관광자원으로 새롭게 가치를 부여받은 것은 2011년부터다. 광명시는 도시재생 사업의 하나로 폐광이 지닌 산업유산의 가치와 동굴이란 특색에 주목하고, 여기에 문화·예술 콘텐츠를 결합해 새로운 공간으로 개발했다. 그리고 2015년 4월부터는 유료화로 전환해 각종 공연과 전시회 등을 유치하고 와인동굴을 개장하는 등 업그레이드에 성공했다.

● 막강한 접근성과 재기발랄 아이디어 공간

관광 콘텐츠로 광명동굴의 첫 번째 강점은 접근성이다.

서울, 인천과 경기 주요 도시에서 차로 1시간 이내, 인천국제공항에서 30분, KTX광명역에서는 5분이면 도착한다. 이처럼 가까운 위치에 강원이나 충북. 제주나 가야 접할 수 있는 동굴관광 시설이 있다는 점은 주말 가족나들이객이나 서울 근교 일일투어를 희망하는 외국인 관광객에게 큰 매력이다.

또한 자연현상으로 생성된 석회동굴이나 용암동굴처럼 내부 생태계나 환경이 살아있는 ‘활굴’이 아니라는 점도 오히려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통적인 동굴관광에서는 이런 점이 흥미를 떨어뜨리는 단점이지만, 광명시는 역설적으로 동굴을 인위적으로 개발하기 쉽다는 발상의 전환으로 이용했다.

실제로 광명동굴 내 주요공간인 빛의 공간, 식물공장, 동굴 예술의 전당, 황금폭포, 황금궁전, 동굴의 제왕 등은 모두 관계자들의 아이디어로 개발하고 조성한 시설이다. 요즘 의욕적으로 개발 중인 와인동굴과 동굴 레스토랑, 인기 상설 이벤트인 ‘황금패 달기’ 역시 천연동굴이라면 아예 시도조차 할 수 없는 것들이다.

또한 올해 한국 유치에 성공해 9월까지 열리는 ‘프랑스 라스코 동굴벽화 국제순회전’과 금·은을 캐던 광산이란 역사적 배경에 착안한 사금채취, 광산모자 만들기 등의 체험 프로그램 등 콘텐츠를 보강하면서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광명 | 김재범 전문기자 oldfield@do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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