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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라이온 비트의 ‘디톡스 세탁편’ CF는 옷에 프린트된 그림을 의인화 시켜 착용자의 내면을 설명한 아이디어가 돋보이지만 후반부의 밋밋한 전개가 아쉬움을 남긴다.
■ CJ 라이온 비트 ‘디톡스 세탁편’
오늘 살펴 볼 CF는 CJ 라이온 비트의 ‘디톡스 세탁편’이다. ‘때가 쏙 비트’라는 징글(광고 등을 위한 짧은 노래)로 친숙한 세탁세제 비트의 새로운 광고.
CF가 시작되면 누군가가 입고 있는 흰 옷이 클로즈업 된다. 핵심은 옷이 아니라 옷에 프린트된 그림이다. 천재 물리학자 아인슈타인의 얼굴인데 흥미롭게도 그림이 콜록콜록 기침을 하고 있다. ‘옷 속 세균’이라는 자막이 보인다.
이번에는 ‘이불 속 진드기’. 아기 옷에 프린트된 귀여운 아기 곰이 “아유 가려워”하며 배를 긁고 있다. 말 못 하는 아기가 진드기 때문에 괴로워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기 곰 프린트를 통해 잘 전했다.
카메라가 뒤로 죽 물러서니 이제야 이 옷을 입은 사람이 CJ 라이온 비트 CF의 모델 이보영임을 알겠다.
“어? 빤 건데?”하며 이보영이 자신의 옷을 들어 냄새를 맡아본다. 때 맞춰 내레이션이 흘러나온다.
“빨래도 디톡스를 생각할 때.”
물에 파란 색 세재(물론 비트)를 풀고 있는 이보영의 모습을 수면 아래에서 올려 잡은 컷이 비추어진다. 쉽게 볼 수 있는 구도지만 힘이 느껴지는 데다 질리지 않아 개인적으로도 좋아하는 스타일이다.
“이제 디톡스로”
하고 싶은 말 얼른 얼른 풀고, 마지막으로 예의 징글 ‘때가 쏙 비트’로 마무리되는 이번 CJ 라이온의 비트 CF.
사실 평범한 CF이다. 특별할 것은 없다.
하지만 밋밋한 집안 인테리어 분위기도 포인트 벽지 하나로 살아날 수 있는 법이다. 잘 고른 액세서리 하나가 그날의 패션을 좌우하기도 한다.
그래도 솔직히 2% 부족하다는 느낌은 지울 수 없다. 쏙 빠진 줄 알았는데 때가 좀 남았다. 너무나도 상식적이고, 전형적이며, 볼 것도 없는 후반부 때문이다. 전반부 그림 장면에서 눈이 반짝 떠졌다가 후반부에 들어서면 하품이 나온다. 실제로는 하품 대신 채널이 돌아갈 것이다. 어쩌면 “거, 있잖아. 그림이 콜록콜록 기침하는 CF. 재미있더라고. 그런데 그게 무슨 광고였더라. 감기약 광고였던가”하는 사람들이 없으리란 법도 없다.
잘 키운 포인트 하나가 광고를 먹여 살린 CJ 라이온 비트의 이번 CF. 하지만 배가 부를 만큼 먹지는 못했다. 별 다섯 개 중에 두개 반 주고 싶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