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모에 홀리고 내면에 끌리는 세단 우아한 GT모델과 큰 차이 없어… 안정적 가속은 고성능차 버금
‘색조화장이 아니라, 한 듯 안 한 듯한 화장.’
푸조 508 GT 라인. 기존 ‘508’을 기반으로 고성능 모델의 감성을 담은 모델이다. 한불모터스 제공
508 GT 라인의 겉모습은 기존의 우아한 508과 크게 다르지 않다. 스포티한 모양의 휠을 적용한 것 외에는 일반인이 알아차릴 수 있는 변화는 크지 않다. 시트에 앉아본 느낌도 다르지 않았다. 고성능의 역동적인 느낌보다는 정통 세단의 안락함이 더 크게 느껴졌다. 색상은 다소 단조로웠지만 버튼의 배치 등 인테리어 요소들이 안정적이고 세련된 느낌이다. 계기판과 시트에 붉은색으로 스포티한 요소를 더했지만 크게 느낌이 오지는 않는다.
특히 엔진음을 제외하고는 외부 소음이 잘 차단돼 정숙함을 더한다. 속도를 꽤 올려도 라디오 소리가 잘 들렸다. 엔진음은 저속에서는 괜찮지만 속력이 높아질 때는 약간 거슬리고 진동도 살짝 있는 편. 디젤엔진의 한계인 것으로 보인다.
다만 6단 자동변속기가 변속 타이밍을 제대로 잡지 못하는 것 같아 아쉬웠다. 현재 속도에 딱 맞는 느낌보다는 한 단계 낮은 기어가 걸려 있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았다. 빠른 가속을 위해서는 좋을 수 있지만 거슬리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또 핸드(사이드)브레이크가 왼손으로 버튼을 올리거나 눌러서 조절하는 식이었는데, 반응 속도가 매우 느린 점도 아쉬웠다. 브레이크를 풀려고 눌렀는데 풀리지가 않아 ‘누르는 게 아니라 당기는 건가’ 싶어서 당기면 풀렸다가 다시 잠기는 경우가 많았다.
전반적으로 일반 세단과 고성능차 사이의 중간 지대에서 세단 쪽에 조금 더 무게중심이 가 있는 느낌이었다. 가족이 탈 우아한 디자인의 세단을 원하되 적당히 힘 있는 차를 원한다면 괜찮은 선택일 듯하다. 최대 출력 120마력, 최대 토크는 30.6kg·m, 복합 연료소비효율(연비)은 L당 14.5km다. 가격은 4490만 원.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