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준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
표준특허는 기존 산업의 판도를 뒤집거나 한 국가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가지는 데 지대한 영향을 미칠 만큼 파급력이 크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한국의 제조사들은 퀄컴과 손잡고 세계 최초로 부호분할다중접속(CDMA) 상용화라는 성과를 거뒀다. 이후 무선통신 기술의 패권이 CDMA로 전환되면서 삼성과 LG는 세계 시장으로 뻗어 나갔고 글로벌 최강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었다.
표준특허 세계 최대 보유 기업 중 하나로 꼽히는 스웨덴 통신장비 기업 에릭손은 2015년 특허 라이선싱으로 발생한 매출만 약 2조 원에 이른다. 무명의 국내 연구소들도 기술 변혁과 시장 흐름에 발 빠르게 대응해 기술 표준을 선제적으로 적용하고 표준특허를 기반으로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표준특허 강국이 되기 위해선 무엇보다 먼저 기업이 표준특허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우선 기업은 표준특허를 얻기까지 지속적인 연구개발(R&D) 투자를 해야 한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고 입을 모으는 에릭손의 최근 연간 R&D 투자규모가 약 5조 원 수준이었다. 정부에서나 민간에서나 표준특허 획득 시 강력한 직무발명 보상을 실시해 연구자들의 표준특허 확보 열망을 고취시켜야 한다.
우리나라가 표준특허 1위 국가로 거듭나기를 소망해본다.
김영준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