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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젊은이들 해외로 눈 돌리자…경쟁국들 “인재 잡아라”

입력 | 2016-07-05 15:44:00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이후 일자리나 학비가 싼 대학을 찾아 해외로 나가려는 영국 젊은이들이 늘고 있다. 4일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브렉시트 국민투표 직후 독일의 온라인 구직 웹사이트 ‘잡스포팅닷컴’에서 독일 등 해외에서 일자리를 구하려는 영국의 젊은 이용자들이 급증하고 있다.

아일랜드 여권을 신청하는 영국인들도 뚜렷이 늘었다. 여권이 있으면 아일랜드 국민으로서 EU 회원국의 혜택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찰리 플래너건 아일랜드 외교장관은 최근 성명에서 “아일랜드 여권 신청이 급증하며 관련 시스템에 과부하가 걸리는 바람에 업무 처리가 지연되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 청년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는 이유는 앞날이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4일 프랑스 일간 르몽드 인터뷰에서 “2019년까지 영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5~4.5%포인트 감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케빈 페더스톤 런던정경대 교수는 영국 일간 가디언 인터뷰에서 “브렉시트로 영국의 공공의료, 교육, 금융서비스 일자리가 줄며 영국으로 향하던 이들이 다른 곳으로 방향을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독일과 이탈리아 등에서 영국 청년 끌어오기에 팔을 걷어붙여 영국의 인재 유출이 심각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지그마어 가브리엘 독일 부총리 겸 경제에너지부 장관은 2일 “독일이나 이탈리아, 프랑스 등지에 사는 젊은 영국인들에게 유럽시민권을 주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최근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도 “EU에서 학위 과정을 밟는 영국 학생들에게 EU 국가들의 여권을 주는 방안을 제안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