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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호, 가장 까다로운 상대 1호로 독일 아닌 피지 고른 이유는?

입력 | 2016-07-05 18:30:00


“브라질에서 겪은 형들의 실수를 아우들이 만회하겠습니다.”(올림픽 축구대표팀 미드필더 문창진)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이 열리는 브라질은 한국 축구에 아픈 기억을 남긴 곳이다. 2년 전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국가대표팀(A대표팀)은 1무 2패를 기록하며 16강 진출이 좌절됐었다. 이를 의식해 리우 올림픽에 나서는 ‘신태용호’는 5일 경기 파주 축구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형들의 실수를 만회하겠다는 각오를 보였다. 이날 행사에는 와일드카드(24세 이상) 3명과 황희찬(잘츠부르크)을 제외한 14명의 선수가 참석했다.

신태용호의 선수들은 A대표팀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동시에 동메달을 땄던 4년 전 런던 올림픽 때의 성적을 넘어서겠다고 다짐했다. 문창진(포항)은 “우리는 ‘골짜기 세대(스타 선수가 없다는 뜻)’라는 평가 속에서도 올림픽 티켓을 따냈다. 우리 세대가 함께 뭉치는 마지막 무대를 멋지게 장식하고 싶다”고 말했다. 14명 중 6명은 결승 진출을 목표로 세웠다. 이창민(제주)은 “세계적 대회의 결승 무대에서 뛰어 보고 싶다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메달권에 진입하기 위해서 대표팀은 우선 피지, 독일, 멕시코와 맞붙는 조별리그를 통과해야만 한다. 선수들은 가장 까다로운 상대로 피지(6표)를 꼽아 눈길을 끌었다. 선수들은 피지의 밀집 수비에 대한 부담과 약체를 상대로 할 때 나타날 수 있는 방심을 부담스러워했다. 신 감독도 “피지는 객관적 전력에서는 우리보다 두수 혹은 세수 아래다. 하지만 첫 경기라 선수들이 긴장하면 힘든 경기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두 번째로 까다로운 팀은 멕시코(5표)였다. 박용우(서울)는 “런던 올림픽에서 멕시코를 상대했었던 소속팀 선배 박주영 선수가 ‘남미 팀은 정말 까다로울 것’이라고 조언하셨다”고 말했다. 런던 올림픽 우승 팀인 멕시코는 당시 조별리그에서 한국과 0-0으로 비겼었다.

리우 올림픽에서 대표팀 첫 골의 주인공으로는 와일드카드 석현준(FC포르투)과 문창진(이상 4표)이 공동 1위로 뽑혔다. 권창훈(수원)은 “피지를 무너뜨리기 위해서는 선제골이 중요한데 현준이 형이 해결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문창진을 꼽은 송주훈(미토 홀리혹)은 “문창진은 중요할 때마다 제몫을 해내는 능력이 있다. 우리 세대의 킬러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피지와의 경기 세트피스 상황에서 수비수가 골을 넣을 것으로 전망한 선수도 2명 있었다.

와일드카드 장현수(광저우 R&F)의 포지션을 놓고 수비수들 간에 가벼운 신경전도 벌어졌다. 장현수는 수비형 미드필더, 중앙과 측면 수비수를 모두 소화할 수 있다. 중앙 수비수들은 “현수 형이 (수비형 미드필더로) 한 칸 올라가거나, (측면 수비수로) 한 칸 옆으로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반면 왼쪽 측면 수비수 심상민(서울)은 “현수 형은 중앙 수비 전문이라고 생각한다. 아니면 오른쪽 측면으로 가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파주=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