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委 근무환경 실태조사
과거 구글이나 애플 등 정보기술(IT) 분야의 혁신 기업들은 자유로운 조직 문화를 내세워 젊고 유능한 엔지니어들을 끌어모았다. 최근 급성장하는 스타트업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 실장처럼 대다수의 스타트업 직원들은 수평적인 의사소통 구조와 창의적인 기업문화를 스타트업의 장점으로 꼽는다.
실제 공공기관이나 대기업에 다니는 직원들보다 스타트업 재직자들이 더 높은 근무 만족도를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통령직속 청년위원회가 5일 발표한 ‘스타트업 인식 및 근무환경 조사 결과’에 따르면 스타트업 재직자 가운데 46.4%가 현재의 근무환경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반면 대기업 및 공공기관에 다니는 직원 중 ‘만족한다’는 비율은 40.0%에 그쳤다. 특히 매우 만족한다고 답한 비율은 스타트업(14.9%)이 대기업 및 공공기관(7.7%)보다 약 2배로 높았다. 이번 조사에는 대학생 1000여 명을 비롯해 스타트업과 대기업(공공기관 포함)에 근무하는 만 19∼39세 직원 등 총 1660여 명이 참여했다.
유연한 조직 문화는 창의적인 사고를 필요로 하는 스타트업의 중요한 조직관리 방법이기도 하다. 점자 스마트워치 스타트업 닷(DOT)의 최아름 팀장은 “우리 사무실에는 아예 직원 책상 사이에 파티션이 없다. ‘월요병’을 없애기 위해 월요일에는 오전 11시에 출근해 1시간 동안 함께 청소를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청년 구직자들의 경우 스타트업에 대한 취업 선호도가 여전히 낮았다. 설문에 참여한 대학생들은 일하고 싶은 직장으로 정부·공공기관(29.9%), 대기업(24.6%), 외국계 기업(13.8%) 등을 차례로 꼽았다. 스타트업은 5.9%에 그쳤다.
최 팀장은 “스타트업에 취직한다고 해서 높은 임금이나 사내 복지를 포기하는 게 아니라 그 시점을 몇 년 후로 미룬다고 생각해라”라고 조언했다. 최 팀장은 이어 “스타트업에서 쌓은 경험을 자신의 것으로 만든다면 다른 스타트업은 물론이고 대기업으로도 이직할 수 있는 길이 열려 있다”고 덧붙였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