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신행이 안다컨설팅 대표
신행이 대표에게 골프는 ‘두 마리 토끼(사업, 벗)’를 잡는 ‘최종 병기’다.
안영식 전문기자
골프도 남녀가 유별하다. 기본적으로 거리 싸움이기에. 드라이버샷을 300야드, 피칭웨지로 150야드 이상 날리는 남자 프로를 여자 프로가 대적하기는 버겁다. 따라서 남자들과 같은 곳에서 티샷을 했는데, 타수가 더 적은 여성 골퍼라면 고수라 불러도 무방하지 않을까. 신행이 안다컨설팅 대표(46)가 바로 그렇다.
“우리나라 남자 주말골퍼는 자신의 핸디캡에 평균 5타 정도는 추가해야 한다. 당연하게 멀리건 주고받고, 퍼팅 오케이(OK)도 너무 후하다. 그렇게 나온 타수를 자신의 실력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함께 쳐보기 전에는 남자들 스코어를 안 믿는다.”
“나한테만 엄격하다. 골프를 전혀 몰랐던 2003년 창업했는데, 사업상 필요해 골프를 시작했기 때문에 룰과 매너를 철저히 익혔다. 하지만 라운드 분위기는 화기가 돌도록 최선을 다한다. 그래서인지 ‘골프 치는 걸 보니 신뢰가 간다’며 일을 맡기는 분들이 많다. 그것이 인연이 돼, 다른 업체를 소개해 주시는 분들도 있다.”
신 대표의 골프 실력은 어느 정도일까.
“로 싱글을 유지하려면 꾸준한 샷 점검과 체력 단련이 필요한데 너무 바빠서 못하고 있다. 그래도 70타 중반에서 80타 초반은 친다. 물론 거품은 뺀 스코어다(웃음). 그리고 몇 년 전부터는 대부분 화이트 티에서 친다. 요즘 골프장은 레이디 티를 너무 앞으로 빼놔서 동반한 남성들보다 티샷이 훨씬 멀리 나가고 파4 홀에서 원온 되는 경우도 많아 동반자들 표정이 안 좋아지기 때문이다.”
신 대표는 ‘따라하기’로 골프를 배웠다. 레슨프로한테는 직접 시범을 보이라고 한 뒤 그대로 따라하며 기본을 익혔고, 세계적인 여자프로들의 동영상을 보며 세기를 다졌다. 가장 좋아하는 선수는 로레나 오초아(멕시코)다.
“보통은 백스윙하면서 숨을 들이마시는데, 나는 무호흡 타법을 쓴다. 어드레스 때 클럽을 반쯤 올렸다 내리면서 호흡을 한 번 하고, 무호흡 상태로 백스윙을 한 후 임팩트 순간에 ‘파아∼’ 하며 숨을 크게 내쉰다. 그러면 임팩트 때 최대한 파워를 낼 수 있다. 퍼팅 잘하는 비결은 따로 없다. 실전에서 많이 해보는 수밖에. 경기 진행상 뒤 팀에 지장을 주지 않는 한 퍼팅 오케이는 받지 않는다.”
그는 아버지가 쓰던 20여 년 된 구릿빛 핑 퍼터를 사용하고 있다. 신 대표와 동반라운드하면서 퍼터나 캐디 탓하기는 어려울 듯싶다.
초보자 또는 구력에 비해 실력 향상이 더딘 여성 골퍼를 위한 조언을 부탁했다.
“백스윙부터 피니시까지 전체 스윙을 모두 완벽하게, 그리고 예쁘게 하려고 하지 말라. 그렇게 되면 과도하게 몸을 사용하게 되는데, 미스 샷 가능성이 커지고 힘의 손실로 비거리도 손해 보게 된다. 샷의 결과는 임팩트 구간에서 결정된다. 스윙에서 군더더기를 줄이고 임팩트에만 집중하는 게 효과적이다.”
“유목민인 몽골인은 가축에게 먹일 풀이 있는 곳에 대한 정보가 매우 중요했는데, 진정한 벗에게만 알려줬다고 한다. 일반적인 컨설팅은 기업 진단 후 개선안을 보고서로 제출하는 것에 그친다. 하지만 우리 회사는 사후관리에 중점을 두고 있다. 진정한 친구처럼, 제시한 솔루션이 해당 업체에 녹아들어, 문제 해결이 될 때까지 끝까지 책임지는 관리경영컨설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래서 신 대표의 활동량은 엄청나다. 전국 방방곡곡 얼굴을 내밀어야 하는 자리가 많고 초청 골프가 쇄도하기 때문이다. 직접 운전하고 다니는 승용차는 새로 뽑은 지 1년 4개월밖에 안 되는데, 주행거리는 벌써 8만 km를 넘겼다.
“컨설팅 효과는 당장 나오는 것이 아니다. 몇 년이 걸리기도 한다. 그걸 이해하지 못하는 업체 사장님들이 많기 때문에 자주 찾아뵙고 있다. 골프 라운드는 그분들과의 소통 수단으로서 한몫을 톡톡히 하고 있다.”
안영식 전문기자 ysa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