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학부모들 사이에서 ‘사교육 열풍’이 불어 북한 교육당국이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최근 중국을 방문한 50대 평양 주민의 말을 인용해 “요즘 학부모들은 자녀들을 외국·평양의 좋은 대학에 보내는 것이 목표”라면서 “학부모들 사이에서 ‘보내자, 외국으로!’ ‘보내자, 평양으로!’라는 구호가 공공연하게 돌고 있고, 일부 평양의 특권층 부모는 자녀의 ‘사교육 비용’으로 매달 1000위안(약 17만4000원)까지 쓰고 있다”고 6일 보도했다.
이 주민은 “사교육 열풍은 평양이나 지방이나 비슷한 수준이지만 가격은 차이가 좀 있다”면서 “평양에서는 수학 물리와 같은 기초학과목에 대한 교육비가 매달 100위안(1만7000원) 정도고, 컴퓨터와 같은 전문기술 과목에 대해서는 200~500위안(3만4000원~8만7000원)까지 부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매체는 사교육 열풍이 부는 이유로 ‘공교육에 대한 신뢰도 저하’를 꼽았다. 학교에서 운영하는 과외 프로그램이 학생의 ‘지능개발’보단 ‘개별행동 통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것.
또 학교마다 인재교육을 위한 학과목 소조를 운영하고 있지만, 국가의 지원이 턱없이 적아 교사들이 형식적으로 수업을 하고, 부모들도 자녀의 성적이 오르지 않아 외부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에 북한 교육당국은 사교육 통제를 위해 사교육 종사자들과 학부모에 대한 감시와 통제를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매체는 함경북도 무역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평양 및 각도시군 교육위원회와 인민보안부가 합동으로 사교육 활동에 전념하는 교사들을 잡아내기 위한 검열을 단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개별 지도를 받는 학생들 대부분이 간부자식이기 때문에 사교육 근절은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