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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연봉제 폐지…임금체계-인사제도 대대적 개편

입력 | 2016-07-06 17:13:00


삼성전자가 직급별로 정해져있던 초봉(연봉 베이스)을 폐지하는 등 임금 체계를 이르면 내후년부터 개편한다. 또 대리 4년, 과장 5년 등 승진하기까지 채워야 하는 직급별 체류연한도 장기적으로 없애기로 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부장보다 연봉이 높은 과장이 나올 수 있게 된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말부터 각 팀 및 부서 별로 조직원들에게 이런 내용이 담긴 인사제도 혁신 방안을 공지하고 있다. 내년 3월부터 삼성전자가 적용하기로 한 인사제도 개편 방안의 후속조치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직급 단계를 7단계에서 4단계로 줄이고 임직원 간 공통 호칭으로 ‘ㅇㅇㅇ님’을 사용한다는 내용을 담은 ‘스타트업 컬쳐혁신’ 방안을 발표했다. 재계 관계자는 “직무와 역할 중심으로 인사 체계가 전환되는 만큼 임금 제도와 승진 방식도 개편이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직급별 초임 연봉이 없어지면 직원들은 자신이 현재 속해있는 직급에 관계없이 철저하게 실적에 따른 연봉을 받을 수 있다. 현재 삼성전자는 대졸 이상 사원은 모두 연봉제로 운영하고 있다. 지금도 개인별 성과 및 평가 내용이 연봉에 일부 반영되긴 한다. 하지만 직급별 초봉이 따로 정해져 있어 진정한 성과별 연봉제라고 보기는 힘들다.

특히 최하위 고과를 받던 대리의 경우 과장 승진을 하게 되면 정해진 과장 초봉을 받기 때문에 연봉이 대폭 뛰는 효과가 있다. 반면 최상위 고과를 받던 대리는 과장 승진을 해도 큰 연봉 차이가 없는 불합리함이 있었다. 직급별 연봉 베이스가 없어지면 이런 문제가 해결될 뿐만 아니라 일 못하는 부장보다는 일 잘하는 과장이 연봉을 더 높게 받는 일이 가능해진다.

성과와 직무 전문성에 따른 인사제도가 자리 잡는 과정에서 연차를 채우면 자연스럽게 승진하는 문화도 자연스레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사원에서 대리로 승진하려면 4년, 과장에서 차장으로 승진하려면 5년 등 직급별 최소 체류 연한을 유지해왔지만 장기적으로 없애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직급별 체류 연한을 두면 성과에 따른 발탁 인사에 제한이 생기기 때문이다. 다만 내년 3월 직급 단계를 4단계로 줄인 뒤 과도기를 거쳐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스타트업 컬쳐혁신의 기본 방향 중 하나가 성과에 따른 승격과 보상”이라며 “이에 맞춰 인사 제도를 수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지현기자 jhk85@donga.com